절학무위한도인 부제망상불구진 (絶學無爲閑道人 不除妄想不求眞)
배울 것을 다 마쳐서 배움이 끊어진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도 없애려고 하지 않고 참됨(진리)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선어록과 마음공부 p152)
배울 것을 다 배워 배움이 끊어져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 한가한 도인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고 더 이상 추구할 것이 없고 더 이상 정화할 것이 없다. 자기 근본성품(根本性稟)을 확인(確認)하고 자기 공부를 마친 이런 한가한 도인을 한도인(閑道人), 한가한 도인(閑暇한 道人)이라고 부릅니다. 절에 가면 ‘한주(閑主)’라는 직책의 스님들이 있어요. 한주(閑主)는 사실은 직책이라고 할 것도 없는데 한주(閑主)가 상당히 어른 스님이에요, 한가한 주인공이에요.
한가하게 노는 한주는 그냥 한가하게 노는 사람이에요. 한가한 사람, 할 일이 없는 사람, 제일 쉽게 말해서 공부가 다 되어 있는 스님을 한주(閑主)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어 배움이 끊어진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 이렇게 딱 공부에 뿌리내린 사람은 망상(妄想) 분별(分別) 번뇌(煩惱)도 끊어 없애려 하지 않고 그렇다고 참됨(진리)도 구하려고 하지 않지요. 끊어 없앨 망상 분별 번뇌도 없고 망상 분별 번뇌가 일어나는데도 망상 분별 번뇌가 없고 또 참됨을 추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참됨은 본래 이미 불생불멸(不生不滅)하게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즉 불성 신성은 언제나 영원히 우리에게 본래 이미 구족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따로 추구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참됨(진리), 즉 불성 신성을 추구하는 마음을 가지면 바로 참됨, 불성, 신성은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추구하는 마음이 바로 분별심(分別心)이기 때문에, 중생심이기 때문에 참됨, 불성, 신성을 추구하면 참됨, 불성, 신성은 없고 참됨, 불성, 신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언제나 참됨, 불성, 신성은 있다. 이런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망상 분별 번뇌를 없애버리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참됨을 구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라는 말입니다.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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