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약 없이는 힘들다
< 질문 > 저는 아파서 약이 없으면 하루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너무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 답변 > '본래의 나' ‘참 나’는 아픈 법이 없소. 본래의 나는 생겨나고 멸하는 법이 없소. 참나는
태어나고 죽는 법이 없단 말이오. 미동의 움직임도 없는'본래의 나' ‘참 나’, 생사가 없는 ‘참 몸’을
등지고, 시시각각으로 생했다 멸하고 출렁거리고 움직이는 이 허깨비 같은 몸과 마음을 붙잡아 ‘나’
로 삼고 있는 한, 그런 사람은 천하에 없는 가르침으로도 제도할 수 없소. 그 '본래의 나' '참나' ‘참
몸’, ‘참 마음’을 아직 밝히지 못했거든 성인의 말씀을 지극한 마음으로 믿기라도 하시오. 그 믿음이
어느 정도 투철한가에 따라서 '본래의 나' '참나' '참몸' '참마음'을 깨친 사람과 비슷한 공덕을 입을
수가 있소.
이 육신은 인연 따라 생겨나고 늙고 병들고 죽습니다. 인연 따라 이 몸은 온갖 병에 걸려 아파서 끙끙
거릴 수 있소. 하지만 여러분의 '참 성품' '본래의 나' '참나' '참몸' '참마음'은 그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고 변화하고 생하고 멸하는 법이 없고 물에 들어가도 젖는 법이 없고, 불에 들어가도 타는 법이 없
소. 그 ‘참 몸’ '참마음' '참성품' '참나' '본래의 나'를 등지고 잠시 잠깐 인연 따라서 이루어진 환화공
신(幻化空身)을 ‘참나’인 줄 알고 평생을 안절부절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허망하고 딱한 일
이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깨달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소. · · ·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내가 부처, 즉 깨
달은 경지요. 깨달은 경지를 진짜 알고 싶거든 더도 덜도 말고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내가 깨달은
경지하고 똑 같다는 사실을 믿으시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이게 전부 다 불사(佛事), 즉 사사불공(
事事佛供)이요. 다만 실체가 없는 현상인 허깨비 같은 이 몸의 형상, 이 고깃덩어리 육신(肉身)을 진
짜 나’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참 성품' '진짜 나' '본래의 나' '참나' '참몸' '참마음'이 잘못 알고
있는 생각으로 가려져서 '참나'가 드러나지 않는 것뿐이오.
그래서 이 '참나' 자리에서는 헐떡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소.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해, 저 높은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평생 위만 바라보며 갈구하는 그걸 용납하지 않소. 깨어나시오. '본래의 나' 이
자리는 헐떡이는 것을 헐떡이지 않게 해주는 묘방을 일러주는 곳이 아니고, 그게 전부 까닭 없다는
사실을 일러주어 스스로 알아차리게 하는 곳이오. 분명히 아시오. 부처란 중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는 분이 아니고, 중생이 끔찍하다고 여기고 있는 그 문제가 본래 문제가 아니었섰더라
는 사실을 깨쳐주는 분이라는 사실을....
-현정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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