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가지 감각기관(눈, 귀, 코, 혀, 피부, 뜻)도 일시적인 존재
소중하고 고귀한 목숨(生命)도 인연(因緣)이 다하면 끝나버리는데 쓸데 없는 시시비비를 하면서 인
생을 허비해서야…
석가모니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로
공(空)한 것(제일 최공법 第一最空法)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했다.
“눈(眼)이 생길 때 그 눈이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하고, 생긴 눈이 없어질 때는 그 눈이 어디로 가는
지 알지 못한다. 귀(耳)와 코(鼻)와 혀(舌)와 몸(身)과 뜻(意)도 마찬가지여서 그것들이 생길 때 그것
들이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하고, 그것들이 없어질 때도 그것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왜냐
하면 눈, 귀, 코, 혀, 몸, 뜻 그것들은 ‘거짓이름의 존재(가명지법 假名之法)’이기 때문이다.
거짓이름의 존재(假名之法)란 이것이 생겨나면 저것이 생겨나고(차생고피생 此生故彼生), 이것이 있
으면 저것이 있고(차유고피유 此有故彼有),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이 없어지고(차멸고피멸 此滅故彼
滅),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차무고피무 此無故彼無)라는 인연생(인연생) 인연멸(인연멸)하는 것
, 즉 연기법(緣起法)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정신적 요소(뜻)와 물질적 요소(눈
, 귀, 코, 혀, 피부)는 어느 누군가가 만든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부모의 정자와 난자로 말
미암아 태(胎)가 생겨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그것도 인연에 의한 것으로써 거짓이름의
존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눈, 귀, 코, 혀, 피부, 뜻이라는 여석 감감기관인 육근(六根)이란 형색, 소리, 냄새, 맛, 감촉,
모든 현상이라는 여섯 대상(육경 六境)이 있어야지만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비유하면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일구려고 할 때 두 개의 나무가 있어야 두 나무를 마찰시켜 불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불은 나무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또한 나무를 떠나서 있는 것도 아니다. 불은 또한 사람 손에
서 나온 것도 아니다. 나무를 쪼개서 불을 찾으려 해도 불을 찾을 수 없다. 왜냐면 인연이 모인 뒤라
야 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어서 부처님은 생명(生命)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이렇게 말씀했다. “처음에는 어머니 태(
胎)에 들며 차츰 어린 소(巢)와 같다가 점점 우무버섯과 같다가 그 다음에는 어떤 형상(形像)을 만들
게 된다. 머리와 목이 먼저 생기고 손발이 생기며 온갖 뼈마디가 생기고 털과 손톱 발톱과 이빨이 생
긴다. 만일 태아의 어머니가 온갖 음식과 갖가지 요리를 먹으면 그 영양분으로 살아가나니 그 영양분
이 태(胎)를 받은 생명(목숨)의 근본이니라. 이로써 모든 형체가 이루어지고 눈, 귀, 코, 혀, 몸, 뜻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육근 六根)이 모두 갖추어지면 드디어 어머니에 의지하여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
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알라. 사람의 몸은 이렇게 인연(因緣)이 모여 이루어졌느니라.”
부처님은 계속해서 말씀했다. “비구들이여. 한사람의 몸에는 3백60개의 뼈가 있고, 9만 9천개의 털구
멍이 있으며, 5백 개의 맥(脈)이 있고, 5백 개의 힘줄(근육)이 있으며, 8만 종류의 벌레가 있다. 비구
들이여.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구성된 이 몸은 이렇게 여러 인연(因緣)이 모여 이루어진 가명의 존
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 증일아함 30권 육중품(六重品) 제7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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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이고 생명이란 무엇인까. 이 증일아함경의 설명대로라면 인간이나 생명은 ‘ 인연으로
모인 거짓 이름들의 존재’다. 인간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眼耳鼻舌身意)은 그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업(業)에 의해 생겨난, 인연에 의해 구성되어진 일시적인 가명의 존재일 뿐이다.
부처님이 증일아함경에서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생명(生命)조차도 인연 따라
생겨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생명도 흩어져버린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쓸데없는 허망한 집
착과 시비로 해가 지고 달이 뜨는 지도 모른다. 마음공부 한다는 사람이 더 할 경우도 많다. 어리석은
중생들이 아닐 수 없다!
절에서 재를 지낼 때 스님들이 하는 영가천도 염불 중에 참으로 훌륭한 말씀이 있다. 그 내용을 들어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허망하고 헛된 꿈을 꾸고 사는지 알 수 있다.
“태어나는 것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 죽는 것은 한조각 구름이 사라지는것이다 / 뜬구름
자체는 변하지 않는 실체가 없는 것이니 / 태어나고 죽고, 가고 오는 것이 다 뜬 구름과 같다(생야일
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
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참 좋은 인연- 만사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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