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생(一生)

인간의 일생(一生) 

팔십년 전에는 저 사람이 나였는데 

팔십년 후에는 내가 저 사람이구나. 

八十年前渠是我  八十年後我是渠 

팔십년전거시아  팔십년후아시거 

『서산집』

이 게송은 서산 스님이 자신의 영정(影幀)에다 스스로 찬한 글이다. 고령이 되니 제자들이 어느 날 

영정을 그려왔는데 거의 자신의 모습을 닮았던 것 같다. 영정을 가만히 보시다가 문득 영정에 쓰신 

내용인데 영정에 쓰는 글로서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는 명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최근 모습의 영정 사진을 보고 한마디 한다면 무어라고 말할까. 

   “고생 많이 했다.” 

   “뭘 하고 살았니?” 

   “참 열심히도 살았다.”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