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온갖 인연 모두 내려놓고
다만 관세음보살만 생각하여라.
이것이 여래선이며 조사선이다.
萬緣都放下 但念觀世音 此是如來禪 亦爲祖師禪
만연도방하 단념관세음 차시여래선 역위조사선
『미상』
불교처럼 이론, 방편들이 풍부한 종교는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 칼로 두 조각을 내는
통쾌하면서 정곡을 찌르는 말씀도 많다. 불교가 오랜 역사를 내려오면서 근본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선불교로 발전하여 깨달음의 궁극의 경지를 표현하는 말 중에 조사선의 경지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조사선의 그 경지는 분명 여래가 다다른 경지보다 우위에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조사선은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대상에 의지하는 타력신앙을 매우 낮추어 보는 경향이 만연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에서 보듯이 “모든 인연을 다 내려놓아버리고 다만 관세음보살을 생각한다면, 그것이 곧
여래가 이르러 간 여래의 경지며 또한 조사가 이르러 간 조사의 경지다.”라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명쾌한 표현이다.
지금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는 이 사람, 이 사실 외에 달리 무엇이 있어서
여래선이며 조사선이라 이름하겠는가. 부처를 생각함, 염불(念佛도 이렇게 이해해야 한다.
참으로 명쾌한 말씀이다. 일도양단하는 선기가 번뜩이는 가르침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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