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 - 법상스님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자신이 너무 자주 화를 잘 내는 것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한다.
화를 내는 것을 잘 살펴보자. 화를 내는 것은 정말 내가 화를 내고 싶어서, 너무 화를 내고 싶어서
화를 낸 것일까? 사실, 화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화를 낼 만한 상황이 생기면,
외부의 자극인 그 상황 거기에 반응하여 화를 내는 것일 뿐이다.
어쩌면 화를 내는 것은 '내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럽게 '화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화의 주체를 '나'라고 여기고, '내가 일으킨 화'라고 함으로써 그 화를 자기화
하고, 자기와 동일시한다.
그렇게 화를 자기화 하고 자기와 동일시 하게 되면 화를 낸 나는 나쁜 사람이 되고, 스스로를
화를 내는 나쁜 사람으로 규정지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인연이 화합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일어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일 뿐이다.
화가 나는 상황이 생겨나 화를 내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저 자연현상일 뿐이다.
화를 전혀 안내는 사람이 정상인이 아니라, 화를 낼 때 적당히 화를 내는 사람이 정상인이 아닐까?
화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화를 판단하고 정죄하고 죄의식에 사로잡히면서
화를 낸 나를 단죄하려 들지 말라. 내가 화를 낸 것이 아니라, 그저 인연 따라 화는 자연스럽게 자연
현상으로 올라왔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다. 거기에서 끝내라.
그 화를 붙잡고 내가 화를 냈다거나, 화를 낸 나는 나쁜 사람이라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거나,
벌을 받을 것이라거나, 내가 화를 내서 저 사람이 얼마나 상처를 받겠느냐거나, 다음에 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거나 하는 등의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 더 이상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
성인들도 화를 낸다. 다만 화를 낸 거기에서 끝낸다. 화에 끌려가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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