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금 여기 있게 돕는 중중무진연기(重重無盡緣起) - - 법상 스님
화엄경에서는 연기법(緣起法, 연기의 이치)을 확장적으로 해석을 해서 중중무진연기(重重無盡緣起)
또는 법계무진연기(法界無盡緣起)라는 말을 합니다.
중중무진연기(重重無盡緣起)를 예로 들어보면 여기 모인 우리는 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오늘
절에 가는데 뭔 옷을 입고 갈까?' 하며 장롱에서 옷 하나를 끄집어서 그냥 하나 입고 나오셨을 거 아
니에요. 아무 생각 없이. 그런데 그 옷 하나가 옷장에 걸리기까지 그 옷을 만든 사람, 디자인 한 사람,
여태까지 옷이 발전되어 온 수많은 과정들, 옷감을 만든 사람들, 옷감을 연구하는 사람들, 옷감 도매상
소매상을 거쳐서 오고. 또 그것을 연구하고 만든 사람들, 키워진 사람들, 키워 준 부모님, 사람들이 먹고
쓰고 자고 입고했던 모든 의식주(衣食住)들을 만든 수많은 사람들이 중중무진重重無盡으로 연결되고
연결되어 무한한 연결성으로써 무한한 도움으로써 지금 내 옷장에 있는 거거든요.
'내가 돈 벌어서 사서 입고 있는 거야.' 별생각 없이 입고 있지만, 사실 그 옷 하나에 온 우주 전체가 다
담겨있는 것이지요. 밥 한 끼 먹는 한 숟가락의 밥, 물 한 모금, 입는 옷 하나. 일체 모든 것들이 온 우주
전체의 무한한 연결성으로써 무한한 가능성으로써 나를 지금 여기 있게 도와주고 있는 거예요.
이 온 우주가 왜 존재할까요?
나를 이렇게 있게 하기 위해서, 나를 옷 하나 입히게 하기 위해서 옛날 원시시대 부터 시작해서 많은
옷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거예요. 그 수많은 역사속에서 개발되고 발전된 모든 것들이 함축된 옷을
지금 우리가 그저 입고 있거든요.
시간적, 공간적으로 우주만물 모든 것이 중중무진(重重無盡)으로 연결된 일체 우주법계 전체가 매
순간순간 내 눈앞에서 완벽하게 나를 돕고 있는 겁니다.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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