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완전한 침묵

장백산-1 2020. 2. 3. 13:48

완전한 침묵


지네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지네는 백 개의 다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지네(centipede)’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수세기 동안 지네는 아무런 문제없이 완벽하게 걸어 다니며 전 세계에 퍼져갔다. 하지만 어느 날 한 랍비가 호기심을 느꼈다. 그 랍비는 지네의 다리를 세어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다리가 백 개라인 지네라니! 지네는 어느 다리를 먼저 내딛고 그 다음에 어느 다리를 내딛을지 기억(記憶)할 수 있는가?”  그 랍비는 다시 ‘나에게 다리가 백 개가 있으면, 다리가 꼬여서 나는 금방 넘어질 것이다. 나는 전혀 걷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이 지네는 대단한 기적을 행하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 랍비가 지네에게 말했다. “이보게, 잠깐만! 괜찮다면, 질문이 하나 있는데...”


지네가 랍비에게 말했다. “서두르지 마요. 마침 아침 산책을 가려던 참이니까. 질문해도 좋아요.”


랍비가 지네게 말했다. “내 질문은 간단해. 자네는 다리가 백 개인데...?”


지네가 랍비에게 말했다. “백 개라고요? 사실 나는 내 다라를 세어본 적이 없어요. 다리가 몇개인지 세어보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그런 거겠죠.”


랍비가 지네에게 말했다. “궁금한 게 있는데, 백 개나 되는 다리로 어떻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거지? 첫 번째 다리,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어떻게 100개나 되는 그 많은 다리를 움직여 걸어다닐 수 있는 건지 말이야.”


지네가 랍비에게 말했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한 번 생각해볼게요.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생각해볼게요.” 그러고는 지네가 땅바닥에 쓰러졌다. 


땅바닥에 쓰러진 지네가 랍비에게 말했다. “이런 멍청한 양반 같으니! 다른 지네한테는 그런 걸 묻지 마세요. 그런 걸 물으면 지네들은 다 죽고 말 거에요. 우리 지네들은 이런 호기심으로는 살아갈 수가 없어요. 우리 지네들은 지금껏 아주 잘 살아오고 있었는데 걸어다닐 때 어떤 다리를 써야 하는지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니까, 그래서 백 개의 다리를 기억(記憶)하기 시작하니까 내 마음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잖아요.”


자기 기억법은 수련원에서나 가르치는 방법이다. 수련원에서 가르치는 방법은 그대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일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안전한 수련원에 있다는 뜻이다. 공장이나 목공소 등 직장에서 일하면서 자기를 기억(記憶)하려고 애쓰다보면 그런 사람들은 지네와 똑같은 상황에 처하고 말 것이다.


나는 누구든지 영성(靈性)이라는 이름 아래 그가 어려움에 처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다시 제안하는 것은 그저 순수한 주시(注視)다. 순수한 주시(注視)는 ‘나(I)’의 문제가 아니다. 순수한 주시(注視) 그것도 심각하지 않고 매우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주시(注視)되어야 한다. 순수한 주시(注視)를 잊어버려도 아무런 해가 없다. 순수한 주시(注視) 를 기억할 때마다 다시 순수한 주시(注視)를 시작하라. 인간이기에 순수한 주시(注視)를 여러 번 잊어버릴 것이고 여러 번 다시 순수한 주시(注視)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순수한 주시(注視)를 잊어버리고 다시 기억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


순수한 주시(注視)를 통해서 서서히 그대 안에 더 크고 깊은 틈들이 생겨날 것이다. 순수한 주시(注視)의 틈들이 더 커지고 깊어지면 세상에 대해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하는 생각들, 즉 분별심(分別心)이 더 작아지고 줄어들 것이다. 순수한 주시(注視)가 정상에 도달하는 순간 - 수정 같이 투명해지는 순간 - 세상에 대해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하는 생각들, 즉 분별심(分別心)들은 그냥 사라지고 만다. 그러면 그대는 완전(完全)한 침묵(沈默)에 들게 될 것이다. 그대가 무얼 하더라도 완전한 침묵은 방해를 받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하는 솜씨와 창의적인 노력은 한층 성장할 것이다.


- 오쇼의 <마음챙김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일 간 깨끗히 청소한 마음  (0) 2020.02.12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까?  (0) 2020.02.05
생각?  (0) 2020.02.03
마지막으로 눈을 감을 때  (0) 2020.02.02
사람은 누구나 약한 존재다  (0) 202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