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에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
마음은 온갖 대상경계를 따라 찰나에 일어나고 사라진다.
마음이 찰나에 일어나고 사라지는 그 자리는 깊고 그윽하다.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흐름을 따라 그 흐름의 성품을
확인해서 터득하면 더 이상 분별인 기쁨도 없고 슬픔도 없다.
心隨萬境轉 轉處實能幽 隨流認得性 無喜亦無憂
심수만경전 전처실능유 수류인득성 무희역무우
『마라나 존자』
마음은 대상 경계를 따라 찰나에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다. 따라서 대상 경계가
없으면 찰나지간에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도 없다. 마음은 추우면 추위에 응해서 추운 줄 알고,
더우면 더위에 응해서 더운 줄 안다. 마음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도 잘 감지하며 잘 살핀다.
마음이 이렇게 할 줄 아는 것 또한 사람이다.
마음 바로 그 곳에 진리가 있고 생명이 있다. 마음의 그 깊은 내용은 끝을 알 수 없다. 대상 경계를
따라 찰나지간에 일어나고 사라지는 그 자리 그 사실에서 근본성품을 간파해서 확인해야 한다.
근본성품을 간파해서 확인하는 것을 견성(見性)이라 한다. 근본성품에 확신이 서면 기쁜 일도 이미
기쁜 일이 아니다. 슬픈 일도 이미 슬픈 일이 아니다. 근본성품에서는 기쁨과 슬픔을 초월한다.
사람의 마음은 마치 깨끗하고 밝은 거울과 같다. 거울 앞에 오는 것이 어떤 것이든 오는 대로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잘 비추어주지만 거울 앞에 오는 것들에게 아무런 기대도 미련도 없다. 거울은
거울 앞에 오는 것들에게 대해 싫어하는 기색도 없다. 거울은 아무 분별 차별도 없이 그냥 담담하다.
거울은 거울에 비춰지는 것들에게 기쁜 일과 슬픈 일이 생기더라도 단지 사람의 생각으로 조작해낸
환상(幻想), 허깨비일 뿐인 기쁨과 슬픔이라는 분별(分別) 그것에 빠져들거나 상처를 받지 않는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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