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멸법[生滅法 : 인연 따라 생겨났다(生) 사라지는(滅) 것(法)] - - 법상 스님
눈살찌뿌릴 만한 안 좋은 모습을 보았더라도, 그 모습은 잠시일 뿐, 그 모습의 인연이 다하면 다른 모습
을 보게 된다. '능력 없는 녀석'이라는 기분나쁜 소리를 들었더라도, 그 소리의 인연이 다하면 그 소리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이와 같이 인연(因緣) 따라서 생겨나는 모든 것들은 순간에 생겨났다가(成), 잠시
머물다가(住), 무너져서(壞괴), 이윽고 사라지는(滅, 空) 것들(法)입니다.
인연(因緣) 따라서 생겨나는 모든 것들은 고정불변하는 실체로, 영원히 계속되는 것들이 아니라, 잠시
잠깐 생겨났다가 머물다가 무너져서 사라지면 그것으로 끝일 뿐이다.
'능력 없는 녀석'이라는 기분나쁜 말소리를 들었더라도, 그 말소리는 그 순간 들은 말소리고, 그 말소리
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지 않는다면 그저 소리라는 파동(波動) 하나가 일어났다 사라진 것일 뿐
이다. 기뿐 나쁜 소리는 그 순간 찰나적으로만 존재했다가(생겨났다가) 사라지면 그것으로 끝일 뿐이다.
'능력 없는 녀석'이라는 기분나쁜 소리 그 소리는 고정불변하는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사실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분나쁜 소리를 들을 땐 기분이 나쁘고, 집에 와서까지도 계속
해서 기분나쁜 그 소리가 기억(記憶)이 나면서 괴로워한다. 이같은 기억(記憶)이 상(相, 이미지), 생각
이다. 사람들은 생각이나 이미지로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찌꺼기인 그 생각, 이미지를 붙잡아 집착
하는 것이다.
사실 기분나쁜 소리는 잠깐 생겨났다가 사라진 허상(虛相)일 뿐이다. 허망한 것이다. 기분나쁜 소리는
생겨났다가 이미 사라졌는데, 계속 기분나쁜 그 소리를 붙잡아 집착함으로써, 그 상(相, 기분나쁜 소리)
에 얽매여 괴로워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겁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분나쁜 그 말 한 마디를 계속 기억하고, 집착하고, 진짜라고 여기면서, 그 말에
얽매이고, 집착해서 괴로워하고, 그 기분나쁜 그 말을 대상으로 또 다른 무수히 많은 기분나쁜 생각들
을 만들어 내며 괴로워합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두 번째 화살, 세 번째 화살을 계속 맞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이 이처럼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모든 것들, 인연(因緣)따라 생겨나는 모든 것들, 즉 생멸법(生滅法)
이라는 일체 모든 것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전부가 잠깐 왔다가 가면 그 뿐이지,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다. 인연 따라서 허망하게 생겼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허망하게 사라지는 것들일 뿐입니다. 그냥 어떤
소리가 허공(虛空) 중에 울려 퍼졌다가 곧바로 사라진 것일 뿐입니다.
이와 같이 물질적인 현상이건 정신적인 현상이건 이 세상 모든 것은 허공(虛空) 중에 생겨났다가 사라지
는 것입니다. 그러니 집착하고 붙잡고 할 것이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돈도 그냥 왔다가 가버리
는 것이고, 사랑도 왔다가 가버리는 것이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왔다가 가버리면 그걸로 그냥 그뿐, 끝
입니다.
인연 따라 왔다가 가버리는 것들을 실체화해서, 진짜라고 여겨 집착하고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
니 인연 따라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에 어리석게 미련을 두지 마십시오. 이미 왔다가 갔는데, 뒤에 혼자 남
아서 그 이미지, 찌꺼기, 기억, 생각의 흔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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