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온전한 삶으로의 전환

장백산-1 2020. 3. 9. 12:54

온전한 삶으로의 전환  - - 릴라 임순희-


선(禪), 마음공부를 하기 이전의 삶을 돌아보면 매 순간이 불만족스러워 짜증났고 불안했다. 내게 주어진 

삶에서의 인연(因緣)은 너무 초라해서 나는 항상 저 멀리 어딘가에 있을 만족스러운 삶을 꿈꾸었다. 차를 

타고 두 시간이면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제주도라는 섬의 환경이 갑갑했고, 숟가락을 입

안으로 가져가는 일이 인생의 다인 것 같은 삶을 사시는 부모님이 불만족스러웠다. 부모님의 일손을 도

우면서 나는 커서 이런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마음은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에 실려 어디론가로 향했다. 어딘지 모르는 그곳은 지금 여기 보다 

풍족했으며, 지금 여기 보다 화려했으며, 지금 여기 보다 완벽하다고 상상했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볼품없고 모든 것이 결핍되어 있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중에 나의 바람대로 내가 살던 그 섬을 떠날 수 있었다. 이전과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대학 생활을 

하게 되었다. 구멍이 숭숭 난 돌멩이 대신 단단한 화강암을 보았으며, 낮은 키에 구불거리는 작은 해송 

대신 아름드리 금강송을 신기하게 보았다. 흙의 색깔이 다르다. 공기가 다르다. 사람들의 말씨가 다르다.


나는 그 달라진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채 나는 매우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내 주위에는 더 이상 부끄러운

부모님이 없으며, 투박한 말씨로 예의 없이 윽박지르는 언니, 오빠도 없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여전히 

만족(滿足)스럽지 못했다. 여전히 남들에 비해 돈이 부족했고, 입을 옷이 다양하지 않았으며, 나를 치장

할 만한 장신구들이 없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다른 대학생들과 다른 길을 가겠다며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지식을 뽐내며 글을 

써서 학교 친구들의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그같은 기쁨은 순간이었다. 나는 여전히 지금 여기에 있는 나, 

지금 여기에 있는 내 현실이 아닌 어딘가에 있을 더 나은 미래(未來)를 꿈꾸었다. 지금 여기는 너무 초라

하다. 지금 여기의 삶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나는 반드시 지금 여기 보다 더 멋진 삶을 살아야 하고, 

지금 여기 보다 더 영광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욕심이 떠나지 않았다.


나는 지나온 내 삶을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지나간 삶은 내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의 삶을 제대로 볼 마음이 없었다. 지금 여기의 삶은 초라하고 부족하다.

내 마음은 언제나 과거(過去)나 지금 여기 현재(現在)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未來)에 가 있었다. 그날이 

언제 내게 현실이 될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고, 그런 기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때는 몰랐다. 


여러 면으로 삶의 질곡을 경험했다. 그 질곡의 파장으로 세상을 살기 싫은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내면 

깊숙이 내 삶은 늘 이런 식일 것이라는 잠재의식(潛在意識)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살다 가는 

삶이라면 너무도 허망하고 억울할 것 같았다. 한암 스님이 분명한 깨닫고 한 말 '내 인생 끝장났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때는 내게 인생이 그렇게 느껴지곤 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禪), 마음공부에 입문했다. 세상이라는 인생이라는 삶이라는 면면에 무상함을 느꼈기

때문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불쑥 들어왔는지 모른다. 선(禪)공부, 마음공부는 세간을 떠나 출세간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선(禪)공부, 마음공부를 다르게 말하고 싶다.


이 공부를 하다 보면 별볼일 없다고 여겼던 지나온 삶이 회복되는 느낌을 받는다. 한 번도 잘못 산 적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한 번도 부족한 적이 없었고, 잘못된 선택을 하나도 하지 않았으며, 한 번도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온 삶의 상처가 새살로 돋아나 나를 건강하게 하고 

나의 영혼까지 어루만지는 느낌이 든다.


선(禪),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나는 순간순간 불만족과 불안과 싸우며 더 나은 삶을 꿈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어느 시점부터 부모의 존재를 인식하고, 우리 집의 처지를 객관화하게 

되고, 우리 가족들의 메마른 정서에 상처받고, 세상 사람들의 이기성에 마음이 다치는 그 모든 경험들, 

아니 그 반대의 모든 경험일지라도 나의 불만족과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선(禪), 마음공부를 시작한 후 지금은 지옥과 같았던 내 삶이 단 한 번도 불만족스럽고 불완전한 

적이 없었다는 자각(自覺)이 일어난다. 아니 내가 겪었던 그 모든 경험적인 인연(因緣)이 매 순간 한 치

의 오차도 없이 지금 여기에 있는 내게 오게 하기 위한 우주법계의 커다란 계획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불만족과 불안감, 거기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없었다면, 그 몸부림마저 어느 순간 꺾이어 완전한 

좌절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결코 지옥 같았던 그 모든 것을 떠나는 여정에 들어오지 못했으리라 여겨진다.

선(禪), 마음공부, 이곳으로 들어오더라도 순간순간 나태해질 때마다 예정되어 있다는 듯 심란한 마음이 

일어나 선(禪), 마음공부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방해한다.


온전하고 완전한 삶은 누구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미 회복될 수 없을 것처럼 여겨지는 지나온 삶조차

도 지금 여게 있는 나에게 달려있다. 조각 조각 모든 파편화된 삶의 완성은 지금 여기 있는 나의 존재가 

무엇이고, 누구냐에 달려 있다. 이 몸과 이 마음이 나라는 존재라면 백 년을 살든, 이백 년을 살든 사람

들은 죽을 때 까지 언제나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실현 불가능(不可能)한 환상(幻想), 허깨비

를 쫓으며 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실현 불가능(不可能)한 환상(幻想), 허깨비를 쫓으며 사는 사람은 죽는 순간에도 내세에 있을

완전한 삶을 꿈꾸는 일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 사람의 인생은 불완전한 인생으로 점철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본래의 나, 진정한 나가 몸과 마음은 물론 이 세상 모든 것을 드러내는 

전체성(全切性, oneness, Wholeness)라는 자각(自覺)이 들면, 나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병들고 죽는 온갖 

상황에 놓여있고, 좌절하고 충돌하고 죽어 이 몸이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흩어지는 상황을 맞이하더

라도 나는 완전하고 완벽하다.


나라는 존재는 원래가 그렇다. 그같은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누구나의 지나

온 삶, 지금 여기에 주어진 삶, 앞으로 펼쳐질 삶의 인연(因緣)은 모두 완전하고 완벽하다. 삶의 인연이 

어떤 것이냐에 상관없이 삶은 늘 완전무결하다. 이 비밀의 문을 활짝 열어젖힐 열쇠는 바로 우리들 자신

뿐이다. 부평초 같은 인생을 끝내고 온전히 완전무결한 삶으로 재생되는 기회가 나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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