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사람들은 왜 고통스러워 하는가?

장백산-1 2020. 10. 27. 14:54

사람들은 왜 고통스러워 하는가?   - -  몽지

사람들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텅~빈 바탕자리, '이것', 지금 이 순간의 전체성에서 
분리되어 있다고 느낄 때 불편함, 불안함, 두려움,  고통을 느끼게 된다. 불편함, 불안함, 고통,
두려움은 이같은 분리된 느낌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분리감은 ‘내’가 따로 있다는 한 생각, 한 
느낌, 즉 아상(我相), 에고의식에서 기인한다.

‘나’를 의식하고, ‘내’가 어떤 행위를 해야만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믿을 때 
분리감이 일어난다. 분리감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전체성에 대한 망각, 불신에서 
비롯된다. 개별적 존재자로서의 ‘나’에 대한 확신이 이 망각, 이 불신을 유발하고 강화한다.
 
‘나’라는 아상에 집착하게 될 때, 평화로움과 살아있음, 무념무상의 평온함이라는 광대무변한 
에너지가 하나의 개별 육체 안에 갇히게 된다. 갑갑하고 답답하며 고독감과 소외감, 우울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생생한 전체성에서 분리되어 있는 것 같은 분리감을 
느낄 때, 창의성은 위축되고 두려움 가운데 과거에 반복했던 행동 패턴을 답습한다.

그럴수록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이 때, 분리감을 극복하고 다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전체성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움직임 역시 
‘나’의 행위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전체성에서 분리되어 있는 같은 분리감에서 비롯된
계속 반복되는 과거의 행동 패턴이다.
 
여기까지 다다르면 ‘나’는 더 이상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른다.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에서 조급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쩌면 ‘나’는 하나의 
생각, 불편하고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생각 자체였음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나’가 바로 분리감이요, 
분리감이 바로 ‘나’의 정체임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그럴 때 어쩌면 ‘나’는 결코 예측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어떤 전환,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라는 온전한 전체성, 
있는 이대로의 현실을 회복할지도 모른다.

그래, 모른다. '나'는 도무지 모를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