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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이다.

장백산-1 2021. 1. 27. 17:22

나는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이다.   - - -  법상스님 

세월이 흘러흘러 가면서 한 세상 살아가다가 문득 눈을 돌려 내면(內面)을 관찰(觀察)하는 수행자나,
혹은 이따금씩이라도 내면(內面)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가만히 지켜본 일상인(日常人)들은 한 번쯤은 
자신의 내면(內面)의 이중성(二重性)에 흠짓 소스라치도록 놀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 누구라도 문득 문득 경계 대상에 따라 극히 이기적(利己的)인 마음, 즉 이기심(利己心)을 
일으켜보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에 대해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나는 선하고 성격도 좋고.....' 등등 자신 스스로를 고정관념화(固定觀念化)시켜 둔 사람에게서
이런 '이기적인 마음' '악한' 마음의 관찰은 자신에 대한 커다란 실망감을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그런 자신의 내면의 이중성(二重性)의 모습을 보고 나는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라고 자신을 비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모두는 전생, 또 그 전생을 거치면서 수없이 많은 선업을 지어왔고,
악업을 지어왔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선한 사람일지라도 그의 내면 깊은 곳에 악한 업장은 자리하게 
마련입니다. 역시 아무리 악한 사람일지라도 내면 깊은 곳에 선한 업장은 자리하게 마련입니다.

선악의 경계, 분별의 경계가 닥쳤을 때 자신의 마음속에서 그같은 경계에 대한 유쾌, 불쾌의 마음이라는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같은 사람은 더 이상 중생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선악의 마음이라는 분별심이 경계에 따라 올라오게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내면에서 올라오는 
악한 마음, 이기적인 마음에 얽매여서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악한 마음 이기적인 마음은 누구에
게나 당연히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하나의 '현상'입니다.

수행자와 비수행자의 차이는 마음 속에서 악하고 이기적인 마음이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고의 차이가 
아니라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그 마음에 집착해서 머무느냐 집착하지 않고 머물지 않느냐의 차이라 할 
것입니다. 마음에 집착하고 머물러 또 다른 분별심(分別心)을 일으키느냐 일으키지 않느냐의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행자는 올라오는 악심, 이기심을 있는 그대로 아무런 분별심 없이 관찰합니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관찰하는 마음은 관찰되어지는 마음, 즉 내면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맑게 
정화(淨化)시켜 줄 것입니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악심이나 이기심은 '내 마음'이라고 하는 아상(我相)이 
개입된 다분히 주관적(主觀的)인 분별 망상 번뇌 욕심입니다. 이들 주관적인 마음을 관찰하는 마음은 
지극히 고요하며 '내 마음이다'라고 하는 아상(我相)이 접목되지 않는 무분별(無分別)의 객관적(客觀的)
청정심(淸淨心)입니다.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가 아닌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또한 철저히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인 
사람 또한 없습니다. '나는 이중인격자(二重人格者)'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내 마음 속에서 일어
나는 '선'과 '악'이라는 분별심(分別心)을 관찰(觀察)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이미 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