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원천(源泉)과의 만남이다.
한 무리의 개미들이 먹을 것을 찾아서 그들의 땅속 집에서 밖으로 나왔다. 때는 아주 이른 아침이었다. 개미들은 아침이슬이 맺혀있는풀잎 옆을 지나갔다. 한 개미가 이슬방울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게 뭐지? 이것들이 어디에서 온 거지?” 하자 다른 개미가 말했다. “땅에서 온 거야.” 또 다른 개미가 말했다. “아니야 바다에서 온 거야.”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논쟁이 벌어졌다. 바다에서 이슬이 왔다고 주장하는 개미들과 땅에서 이슬이 왔다고 주장하는 개미들로 나뉘어졌다. 그때 아주 똑똑한 개미 한 마리가 나서서 말했다. “잠시 우리들이 머물고 있는 주변을 둘러보자.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자신의 원천(源泉)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자신들의 원천(源泉)으로 돌아간다. 벽돌을 아무리 높이 허공으로 던져도 벽돌은 땅에 떨어진다. 빛에 의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빛으로부터 온 것이다.”
양쪽 의견으로 나뉜 개미들은 아직 확신하지 못해서 논쟁을 다시 이어가려던 차였다. 그때 하늘에 태양이 떠올랐다. 그러자 이슬방울들이 태양의 열(熱)로 풀잎에서 증발하더니 이윽고 모든 이슬방울이 사라져 버렸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자신의 원천(源泉)으로 돌아간다. 아니 자신의 원천(源泉)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사람들이 삶을 이해하면, 죽음도 이해하게 된다. 삶은 원천(源泉)을 망각하는 일이고, 죽음은 다시 원천(源泉)을 기억해내는 일이다. 삶은 원천(源泉)에서 멀어지는 일이고, 죽음은 다시 원천(源泉)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죽음은 아름다운 현상이다. 죽음은 자유롭고 막힘없이 살아온 사람들에게만 아름답다. 죽음은 삶을 아름답게 살았고, 살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용기 있는 삶을 살았고, 모든 것들을 사랑했던 삶을 살았고, 즐겁게 춤추고 세상을 축하한 사람들에게만 아름다운 현상이다. 사람들의 삶이 축제일 때, 사람들의 죽음은 궁극의 축제이다.
그대의 삶이 어떤 삶이었든 간에, 죽음은 그대가 살았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여준다. 그대가 불행한 삶을 살았다면, 그대의 죽음은 불행을 폭로할 것이다. 죽음은 대단한 폭로자이다. 그대가 행복한 삶을 살았다면, 그대의 죽음은 행복을 드러내 보여줄 것이다. 그대가 육체적인 안녕과 쾌락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면, 그대의 죽음은 매우 불편하고 추하고 불쾌한 현상이 될 것이다.
육체는 잠시 잠깐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껍데기일 뿐이다. 육체는 사람들이 밤에 잠시 머물렀다 아침이 되면 떠나가는 사원(寺院)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육체에만 머무는 삶을 살고 육체 너머의 것을 전혀 모르고 살았다면, 그대의 죽음은 매우 추하고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대가 육체적인 삶보다 더 높은 정신적인 삶, 음악과 시를 사랑한 삶, 모든 것을 사랑을 했던 삶을 살았고, 꽃과 별을 바라보는 삶을 살았고, 비육체적인 뭔가가 그대의 의식에 들어왔다면, 그대의 죽음은 그다지 슬프거나 추하거나 고통스런 현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 내면(內面)에 깃들어있는 초월적(超越的)인 뭔가를 접촉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기 내면(內面)의 무(無), 공(空) 속으로 들어갔을 때 - 자기 존재의 중심, 육체도 아니고 마음도 아닌 곳, 육체적 쾌락이 완전히 사라지고 , 음악과 시와 문학과 그림 같은 정신적 쾌락도 멀리 사라진 곳에서 그대가 그저 순수(純粹)한 자각(自覺)과 순수(純粹)한 의식(意識)으로 존재할 때 - 죽음은 위대한 축제, 위대한 이해, 위대한 폭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 내면(內面)에 깃들어있는 초월적(超越的)인 뭔가를 알게 되었다면, 죽음은 사람들에게 우주(宇宙)의 초월적(超越的) 실체(實體)를 드러내줄 것이다. 그때 죽음은 더 이상 죽음이 아니라 원천(源泉)과의 만남이 될 것이다.
- 오쇼의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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