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수(數) 세기(수식관) 명상
호흡과 · 수(數) 결합해 ‘지금 여기’ 돌아오다.
명상, 욕망으로 조종되는 삶 벗어나게 해, 수(數) 세며 호흡하기는 명상에 도움
수(數) 세기(수식관) 명상마음을 호흡에 묶어두는 닻과 같아, ‘청정도론’도 보조 방법으로 설명
우리가 존재하는 곳은 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다. 지금 여기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는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숨에 집중하는 것이다. 숨이 몸을 따라 움직일 때 그 숨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분별을 하는 마음이 이리저리 떠돌고 늘 분주하게 살아가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명상은 이처럼 자동조종모드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오도록 도와준다.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호흡에 숫자를 세는 ‘수(數)를 세는 명상’이 있다. ‘수식관(數息觀)’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호흡에 수를 결합하는 호흡명상의 한 방법이다. 명상을 처음 배우는 경우 이처럼 호흡하며 수를 세는 것이 도움된다. 호흡에 주의를 두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먼저 해 볼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명상방법이다. 마음이 이리저리 떠돌고 있을 때 주의를 지금 여기로 되돌리기 위한 닻이 필요한데, 이때 주로 사용할 수 있다. 수를 세는 것은 마음을 모아 호흡에 묶어두는 닻과 같은 것이다.
수 세기 명상에 대한 언급은 초기경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청정도론’에 언급되어 있는데 호흡명상의 보조적인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수 세기 명상은 호흡에 마음이 잘 머물러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마음이 다른 곳으로 방황할 때 호흡에 주의를 온전히 두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명상이다. 이것은 수를 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고요히 하여 호흡에 주의를 두기 위한 것이다. 호흡과 친밀하게 하고 산만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기 위한 것이다.
수 세기 명상은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며 수를 세는 힘으로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으로 호흡과 함께 하나에서 열까지 수를 세면 된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수를 세다가, 다른 생각으로 중간에 수를 잊어버리거나 열을 넘게 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시작한다. 수 세기 명상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필자는 숨을 들이쉬면서 ‘하나’, 내쉬면서 ‘둘’ 들숨날숨 각각에 수를 세는 방법으로 안내하겠다.
자, 이제 호흡하며 수 세기 명상을 함께 실습해 보자.
먼저 의자나 방석 위에 편안히 앉는다. 척추는 곧게 세우고 두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고 눈을 감는다. 가슴을 펴고 허리를 바로 세운다. 잠시 몸 전체를 가볍게 점검해 본다. 목과 어깨가 긴장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편안하도록 이완한다. 다리는 평좌나 가부좌를 하고 의자에 앉아있다면 두 발을 바닥에 가만히 놓아둔다.
명상할 준비가 되었다면 세 차례 숨을 깊이 들이쉬고 길게 내쉰다. 그런 다음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자연스러운 들숨과 날숨을 지켜본다. 어디에서 호흡이 느껴지는가? 복부일 수도 있고, 가슴일 수도 있고, 콧구멍 주변일 수도 있다. 호흡이 가장 잘 경험되는 곳에 주의를 두면 된다.
이제 호흡과 함께 수 세기를 하나에서 열까지 올라가 보겠다. 처음 들이쉬는 들숨에 마음으로 ‘하나’를 세고, 내쉬며 마음으로 ‘둘’이라고 수를 센다. 다시 두 번째 숨을 들이쉬며 셋, 내쉬며 넷을 센다. 세 번째 숨을 들이쉬며 다섯, 내쉬며 여섯, 네 번째 숨을 들이쉬며 일곱, 내쉬며 여덟, 다섯 번째 숨을 들이쉬며 아홉, 내쉬며 열. 이렇게 열까지 수를 센 다음 다시 하나로 돌아가 반복한다.
호흡과 함께 수 세기 명상을 하는 동안 마음이 이리저리 떠돌아 수를 놓치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하나’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한다.
원하는 만큼 실습한 후 숫자에 주의를 두던 것을 내려놓고 잠시 있는 그대로 머무른다. 깊이 숨을 들이 쉬고 내쉰다. 그리고 준비가 되었다면 천천히 눈을 뜬다.
수 세기 명상은 집중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 중 마음이 분주하고 집중하지 못할 때 그리고 주의력이 호흡에 머물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할 때 수 세기 명상을 해 보기 바란다.
[1620호 / 2022년 2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을 쉬고 평상심 멋지게 쓰면 분명히 꽃길이 보입니다 (0) | 2022.02.22 |
---|---|
뜬구름(부운, 浮雲) (0) | 2022.02.20 |
자기 자신, 자신의 홀로있음 (0) | 2022.02.17 |
메타버스에서 길을 잃다 (0) | 2022.02.10 |
마음 길들이는 첫걸음 (0) | 2022.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