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것 없는 수행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하나요? 하는 질문에, '어떻게'라고 하는 수행을 하는 특정한 방법을 설해주지는 않습니다.
왜 수행을 하는 특정한 방법을 말해주지 않을까요? 아무 수행도 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편(方便)을 예로 들어서, 내려놓아라, 받아들여라, 집착을 버려라,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지켜봐라, 부처님께 다 맡겨라 등 등의 다양한 방편을 말씀드리기도 하지만, 그같은 방편들은 사실 하나 같이 무언가를 열심히 수행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애써서 수행을 하는 방편을 말로 표현하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그런 방편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지요.
사실은, 억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억지로 집착을 버리려고 애쓸 필요도 없으며, 억지로 내려놓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으며, 억지로 관찰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경험되어지는 그대로, 살아지고 있는 이대로, 작용되고 있는 이대로, 그대로 내버려두고 일어나는 일이 일어나도록 그저 내버려두면 될 뿐입니다.
그것은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려던 모든 유위 조작을 하지 않고 그저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것들이 일어나도록 그냥 놔두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가깝지요.
경험되는 지금 여기 이대로의 삶, 세상이 유일(唯一)한 진실(眞實)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현실이 곧 진실입니다. 지금 여기 이대로의 진실 거기에 나의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가하거나, 붙잡으려 하거나, 밀쳐내려 하는 등의 그 어떤 의도나 조작도 가하지 않은 채, 일어나는 모든 것이 그저 아무런 걸림 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도록 허용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냥 모든 것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있는 것에 대해 완전히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취사간택(取捨揀擇)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해주는 것입니다. 경험되어지는 것에 대해 아무 취사간택도 하지 말아 보세요. 그냥 그대로 있는 것이지요. 이 아무 것도 아닌 실천 아닌 실천 속에서 놀라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같은 변화는 변화라고도 할 수 없는, 본래 있던 것을 있도록 해 주는,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게 해주는 놀라운 연금술입니다.
2019.05.01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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