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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나도 깨달을 수 있을까?

장백산-1 2023. 4. 18. 15:02

언젠가는 나도 깨달을 수 있을까?


깨달음에서 중요한 점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내가 과연 깨달을 수 있을까 없을까의 문제가 아닌
'언제' 내가 깨달을 것인가 하는 시기(時期)의 문제에 있다.

얼마나 오랜 세월, 오랜 윤회가 필요할 지는 모를지라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언젠가 모두 깨닫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우리들은 모두 이미 깨달아 있는 존재임을 언제쯤 알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실 하나는, 바로 관건이 되는 '시간'은 실체가 없는 환상(幻想)이라는 점이다.
즉 언제 깨닫게 될 것인가 하는 절체절명의 문제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이 지점에서 공(空)해지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는 인위적으로 노력해서 깨닫고자 애쓸 필요가 없으며, 깨닫고자 하는 모든 인위적 노력이 
무력해지는 순간이다.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時無量劫.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가 곧 몇 겁 이후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깨닫는 것과 미래라는 어느 날에 깨닫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과거와 미래가 다 담겨있다.
그렇다면 우린 도대체 깨닫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무엇을 해 온 것인가! 어디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던 것일까?

이제 어찌하겠는가. 그렇다. 깨닫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멈출 때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말고는 달려갈 곳이 없다.
깨닫고자 하는 모든 욕망과 허상을 깨고 그저 편안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거룩한 자리에힘을 빼고 앉으라.
그저 휴식하라. 다만 존재하라. 이제 그만 멈추라.

그렇듯 그동안의 모든 유위적 행과 노력을 멈추고 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저 관객이 되어 편안히 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멈추어서 바라보는 것(지관,정혜) 말고 더 무엇을 더 하려는가.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