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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학살] 국민은 맹박이가 그런 넘인줄 몰라서 뽑아주었단 말이야?

장백산-1 2009. 1. 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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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번호 196817  글쓴이 해외 이민자  조회 460  누리 256 (256/0)  등록일 2009-1-25 07:15 대문 16 추천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서프라이즈 / 해외 이민자 / 2009-01-25)


대한민국이 거꾸로 가며 부자들만을 위한 공화국, 소수 지배 집단만을 위한 왕국으로 나아가 서민경제가 참혹하게 무너지고 나라 경제 역시 심각하게 결딴이 날 때마다 아내와 함께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니 국민은 이명박이가 그런 넘인 줄 몰라서 뽑아주었단 말이야? 숱한 위장전입으로 땅 투기를 밥 먹듯 하고, 거짓말을 죽 먹듯 하고,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펴고, 심지어 BBK가 지꺼라고 고백한 동영상이 있는데도 우리 국민들과 사회가 그 모든 더러운 추문들을 싸그리 무시하고 그를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로 뽑는 무식하고 천박하고 지각없는 국민들이요, 양심과 지혜와 지성이 실종된 사회라면 당해 싸다. "


"철저히 당해야 한다. 민주정부를 외면하고 그 옛날 지긋지긋한 파쇼와 독재의 망령을 뒤집어쓴 무식하기 짝이 없으며 돈밖에 모르고 더러운 권력에 눈이 멀은 넘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잘못에 대한 대가를 처절하게 치뤄봐야 정신을 차리지.."


이 말들은 어떻게 해서 얻어낸 민주정부인데 그것을 너무도 맥없이 뺏기는 것이 너무 기가 차고 그 결과들이 이명박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나타나는가 싶더니 결국은 쇠고기 문제 등 지난 한 해 동안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처참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아내와 푸념조로 내뱉은 말이긴 하지만 오늘 용산 참사를 당한 조국의 형제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행여 우리들의 저주가 실현되기라도 한 것 같아 죄스러움이 앞서고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혹 그분들이 1년여 전 대선에서 한 때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명박을 지지했다 할지라도 행여 그것으로 인해 그분들이 이와 같은 참담한 일을 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 것은 죽어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분들이 당한 고통을 생각하면 두려움 마음으로 그분들의 영정에 깊이 고개 숙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많은 눈물을 흘리며 오늘 서프에 올라온 모든 관련된 글들을 읽었습니다. 읽는 중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도 없었지만 끓어오르는 분노와 함께 참담한 조국을 등에 진 나의 처량한 모습이 오버랩되어 분노보다 더욱 깊은 외로움이 엄습해왔습니다.


아마도 그 춥고 황량했던 망루에서 승냥이처럼 눈을 번뜩이며 더러운 인간 사냥에 나선 철거깡패 쓰레기들 및 그들과 한 패거리가 되어 나타난 정권의 개들인 수천의 경찰 떼거리들을 보며 우리의 형제들은 저와 똑같은 외로움 속에 싸늘한 삶의 뒤안을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조국이 자랑스럽고 든든한 모습으로 뒤를 지켜줄 때 "I’m Korean, the host Country of 2002 world Cup and the home country of the present UN Secretary General"이라며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자신 있게 말하며 당당할 수 있었지만,


조국의 정부가 갈수록 어이없게도 명박산성을 쌓아 국민과 담을 쌓고 심지어 미네르바를 구속하여 독재 회귀로 지탄받다가 드디어 엄동설한에 단지 기십 명의 철거민들을 쫓아내기 위하여 수천의 깡패 경찰을 동원해 야만적인 강제진압에 들어가 급기야 사람들을 죽게까지 만든 포악한 정권의 나라라면 어디 가서 내가 한국인임을 밝히는 것은 못할 일이요, 나는 캐나다 시민일 뿐이라고 말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지고 외로움에 치를 떨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안절부절할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UN 인권 협약에 한 겨울엔 철거민을 내쫓지 못한다고요. UN 사무총장 자리는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사무총장의 모국에서 비극적이게도 엄동설한 추운 겨울에 철거민들 내쫓기 위해 더군다나 물대포를 쏘고 결국엔 개같이 죽였으니까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한나라당의 개 같은 국개의원들)들의 망언들은 또 한 번 저를 아연실색게 하고 국민의 충복이어야 할 경찰특공대는 국민, 그것도 가난하고 힘없는 동족을 테러분자로 규정한 듯 명박산성 쌓을 때 썼던 그 컨테이너로 또한 번 유례없는 진압작전을 펴던 모습….


이것이 과연 고도로 문명화된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걸맞은, 이명박이 말한 세계 7대 강국으로서의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란 말입니까?


전쟁 중에도 적들 속에 민간인들이 섞여 있으면 최대한의 안전조치들을 마련해가면서 작전을 하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 있는데 하물며 같은 형제자매들의 생존권을 위한 최소한의 저항에 대해 '죽을 테면 죽으라'는 식으로 오히려 온갖 위험을 조장하며 급기야 경찰희생자마저 내는 방식으로 무자비하고 반문명적인 진압작전을 펼쳤다는 것이 내 조국의 모습이란 사실이 도저히 믿기질 않습니다.


한국말을 사랑하여 아직도 조국에서 한국 책을 비싼 우송료 물어가며 사와서 읽는 제 딸이 묻습니다.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불쌍하게 여기지 않느냐고요. 할 말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글에서 읽은 말이 지금 이 순간 가슴에 와 닿습니다. 진정한 정치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그래서 그들 한나라당도 입만 열면 민생이를 찾고 이명박도 점퍼를 입고 시장통을 싸돌아다니기도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전여옥이가 말한 것처럼 이런 짓거리들은 죄다 "쇼"임을 여실히 증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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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캐나다 캘거리에도 도시 전철사업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져 많은 토지와 주택이 귀속되는 가운데 약간의 저항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해결되는 과정은 지극히 조용한 가운데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습니다.


시 대표와 주민 대표가 합의를 볼 때까지 끊임없이 만나고 협상하고,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그러면서 아무런 물리적 충돌없이 지극히 성숙한 모습으로 해결해가고 있지요.


아마도 이런 사람들의 눈에 우리나라는 지극히 후진적이며 야만적이고 비민주적인 나라라고 여겨지지 않을까요? 조국의 서팡 여러분께 송구스럽지만 제가 조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숨기고 싶은 이유입니다.


다시 한 번 가슴 아픈 사연을 안은 채 개발과 독재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공권력의 무자비하고 야비한 폭력 앞에 스러져간 영령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

 

ⓒ 해외 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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