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날지 못하는 독수리...우리는 끊임없이 날개짓하고 있어야 한다.

장백산-1 2009. 2. 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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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못하는 독수리···
번호 21037  글쓴이 큰-집 (nhhan0830)  조회 658  누리 390 (395/5)  등록일 2009-2-25 06:47 대문추천 23   참고자료


날지 못하는 독수리…
(서프라이즈 / 큰-집 / 2009-02-25)


1984년 미국 LA 올림픽 개막식 준비에 얽힌 일화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나라가 강력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크고 화려한 개막식을 준비했다.

 

'미국 올림픽준비위원회'는 개막식 행사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 독수리'가 올림픽 주경기장 꼭대기에서 날아와 경기장 안에 장식된 올림픽기 위에 내려앉게 하는 멋진 장면을 기획했다.

 

그러나 모든 미국인을 흥분시킬 이 계획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흰머리 독수리를 살아있는 채로 잡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야생 독수리를 잡는 것을 포기하고 야생동물 연구소에서 '범버'라는 흰머리 독수리를 데려왔다.

 

'범버'에게 전문 조련사를 붙여서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22년을 우리에 갇혀 살아온, 사육된 '범버'는 하늘을 날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철저한 식이요법을 실시하며 '범버'에게 하늘을 날도록 연습시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범버'는 비행 연습도중 두 번이나 땅에 떨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그리고 보다 더한 비극이 발생했다.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로 '흰머리 독수리 범버'가 죽고 만 것이다.

비상할 때의 우아함과 힘, 가족집단을 지킬 때의 경계심과 충성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기로 인해 미국의 상징이 되었던 '흰머리 독수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죽음이었다.

 

'범버'는 하늘을 호령하는 독수리로 태어났지만 22년 동안 새장에 갇혀 자신의 운명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먼저 윗글을 올린 이유는 우리는 과연 얼마 동안이나 새장에 갇혀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졌는가 하는 문제를 말하기 위함이다.

 

많이 양보해서 전두환 정권까지를 독재로 보았을 때 우리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이승만 독재 13년, 박정희 독재 17년, 전두환 독재 9년 등 무려 최하 40년 이상을 침묵하는 자로 살기를 강요당해왔다.

 

일제 잔재들의 득세로 시작되는 그들의 역사는 군부의 총칼로 자신들의 부당함을 감추고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해 민중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았다.

 

그 후 기나긴 세월 끝에 민중은 독재와의 투쟁 속에 자유 비슷한 것(?)을 얻었다. 오욕의 역사가 끝나고 민중은 잠시나마 자신의 직분에만 충실할 수 있는 세상을 만끽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돌을 들고 길거리를 나갈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리고 이제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여! 만세"를 부르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미처 도려내지 못한 뿌리에서 싹이 트고 독초가 자라나고 있음을 몰랐다. 겨우내 움츠려서 죽은 줄 알았던 애벌레에서 독나방이 나올 줄은 모르고 있었다.

 

빨갱이 몰이를 배우고, 지역차별을 배우고, 부정부패를 배우고, 땅 투기를 배우고, 인권탄압을 배우고, 부자우대·서민무시를 배우면서 30년 후에 나라를 말아먹을 심성을 키운 독버섯이 자라고 있는 줄을 몰랐다.

 

그 독버섯이 친구들은 데모하고 감옥을 가는 상황에서 출세를 하겠다고 도서관에 파묻혀 있던 사람들을 취합하여 높은 자리에 앉히고, 그리하여 출세한 그들은 영혼을 팔면서 민중들을 짓누르고 있으며, 군부독재를 몰아내는 데 공헌을 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그 공적을 팔아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독버섯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이제 그들에 의해 다시 변형된 독재는 시작되었다. 그러함을 인식했기에 이에 맞서 우리는 행동을 해야 한다.

몸으로,
글로,
머리로,
손으로…

길들여진 노예들에게 자유는 그리 편한 것이 못된다. 주는 밥만 먹던 '바둑이'는 야생에서 결코 살아남지 못한다. 저 독수리 역시 이미 하늘을 지배하는 새의 우두머리 자격은 상실된 것이다.

 

우리는 저 '흰머리 독수리 범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충전이 끝난 시간이 되면 곧바로 날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불시에 날 수 있도록 항상,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飛翔(비상)의 순간,
웅장한 날개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 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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