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금권과 지역주의를 앞세운 민자당의 허삼수에게 진 노무현은 이듬해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세운다.
보통 정치인은 계보도 관리하고 위세도 과시하려고 연구소를 만든다. 이런 데 드나드는 사람은 떡고물을 기대하면서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백수 건달이 많다.
노무현의 연구소는 할일없는 국물족이 모여서 바둑 두고 짜장면 시켜먹는 허울뿐인 연구소가 아니었다.
정말로 지방자치를 고민하는 '실무' 연구소였다. 훗날 노무현이 중용하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방자치 전문가였던 현직 교수로서 벌써 이때 연구소 소장이었다.
노대통령이 추진한 국토 균형 개발 정책은 10년 이상의 고민과 모색을 통해서 다듬어진 내용이었다. 노무현은 일급 프로 정치인이었다. 비록 낙선했지만 나라의 미래를 두고 여전히 고민했다.
1996년 서울 종로에서 노무현을 누르고 국회의원이 된 이명박은 비서가 선거비용 허위 기재 사실을 폭로한 데 이어 금품으로 이 비서의 입을 막으려고 했던 사실까지 들통나면서 유죄 판결을 받고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명박이 한 달에 수천만원씩 돈을 뿌려가면서 기자들에게 성접대를 비롯한 온갖 향응을 베풀었다는 것도 이때 드러났다.
이명박은 야인으로 지내던 시절, 자기가 새로운 개념의 선진 경영 기법으로 한국 금융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면서 BBK 같은 금융투자회사를 차려서 여기저기 인터뷰도 하고 강연도 하면서 떠들더니, 그 회사들이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결국에는 망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니까 대통령 후보였던 작년에는, 자기 이름까지 명함에 굵게 박아서 돌릴 때는 언제고 자기는 그런 회사 모른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과거에 BBK를 세웠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나"라는 주어가 빠졌으니 소유주라 단언할 수 없다는 궤변을 해명이랍시고 내놓았다.
그런데도 이명박은 대통령 선거에서 낙승을 거둘 수 있었다. 10년 동안 나라를 말아먹은 두 아마추어 대통령들의 시대를 끝장내고 진정한 프로 경제 대통령에게 나라 살림을 맡겨야 한다는 이미지 조작이 먹혔던 것이다. 누가 그런 조작을 했을까?
언론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매일경제, 해럴드경제 같은 경제지, 세계일보, 국민일보 같은 선교지까지 나서서 이명박이 유능한 경제인이라는 환상을 만들고 퍼뜨렸다.
온갖 비리와 사기가 터져나와도 아마추어 정권을 심판할 프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들 언론의 선동으로 이명박은 면죄부를 받았다.
지금은 정국이 대결 구도로 흐르면서 다시 신바람이 났지만, 노무현을 증오하던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같은 철부지 진보지들도 뻔히 이명박의 범법 행위가 드러나도 별로 추궁하지 않고 노무현 때리기에만 열심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명박이 아니다. 공동체 전체의 재산과 공익을 갉아먹으면서 사익만을 탐하는 쥐새끼 한 마리가 떨려나가더라도 공익을 진정으로 추구한 프로 정치인을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어 시궁창에 처박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폭군들을 구국의 영웅으로 미화하고 포장하면서 친일과 독재 미화의 치부를 가려온 쓰레기 언론이 건재하는 한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찍은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고 울부짖는 한국 서민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어리석었을지언정 죄인은 아니다.
먹고 살기 바쁜데 경제, 사회, 정치에 대해서 그들이 신문, 방송 말고 어디서 정보를 얻겠는가. 신문 방송에서는 모두들 노무현은 고등학교밖에 못 나온 아마추어고 이명박은 현대건설을 호령하고 정규 대학을 나온 프로라고 떠들어댔는데 가랑비에 옷 젖지 않을 재간이 있는가.
잘라버려야 할 손가락은 따로 있다. 조중동의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런 쓰레기 신문 안 읽고 그런 신문에 광고 내는 기업 물건 안 사는 것이다.
조중동 절독 운동은 독립운동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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