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지의 사람 사는 세상

[스크랩] "국화꽃향이 풍기는 09년의 오월"... 김아현(광주여고 3학년)

장백산-1 2009. 5. 31. 17:19

 

※ 이 글은 여고생의 마음이 담겨 있으므로 원문으로 올립니다.  

 

▲ 김아현 학생과 그 친구들, 김아현(中)학생이 한겨레 신문에 실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진이 대문짝 하게 실린 사진을 들고 있다

 

[국화꽃향이 풍기는 09년의 오월]

  

                                               광주여자고등학교 3학년 김아현

 

 

지금은,

09년 이였다.

희망의소리 탄식되가던, 바로 그 09년.

앞발 든 호랑이의 반신(半身) 위에,

부둥켜 안고 살아보려던, 반쪽 그 땅 위에,

희망의 불빛들, 아우성 반짝이던,

 

지금은 바로, 그 09년.

 

아-

하필이면,

그리고 하필이면,

여러날 민주주의 발걸음을 돌려버린,

바로 그,

피흘린 오월 이였다.

 

수많은 가슴저림, 흐르는 애증(哀憎)들은

충격에 짓눌려 실감되지 못한채

23일의 소식을 나는 반사적으로 부정했다.

 

내 의지와 무관한 서너밤이 지나고서,

나는 보았다.

미세하게 떨리던 학우의 어깨를 넘어,

국화향 세어오는 차디한 창을 넘어,

그리고는, 높다란 구령대 그 위로,

불빛들을 위해살던 '그 바보' 휘날리고, 있던것을.

 

아니, 그것은 분명,

아찔한 끝자락에 묶이어

시야흐린 바람들에게 이리저리 밀쳐지고 있었다.

 

나는 울었다.

반쪽몸의 온 땅덩어리가 울고,

남은 반신의 윗마을이 그렁이고,

결국은,

위로하려던 하늘마저 터뜨리고, 쏟아냈다.

 

내 모든 감각을 실감이 깨물었고,

불빛들을 짝사랑하던, 그,

바보를 지켜주지 못해,

불빛들과 나는 또다시 울어야만 했다.

 

국화꽃향이 풍기는 공구년의 오월

 

나는 이기적이게도,

 

어긋나버린 사랑의 시작이 안타까워

편히가란 말을 하고도

영영 불빛들과 함께 해 달라 속삭였다.

 

이제,

바보는 없다.

 

아니,

고귀한 민주주의 되어

앞발든 호랑이의 전신(全身)에 올라타,

사람사는 세상 둘러보며

비가되어 떨어진, 늦사랑 다시만나

모두를 용서하고, 바람마저 용서해......

기다리던 이 땅위에 소박히 흘러내려

불빛들의 희망속에 영원히 스며들 것이다. 

 

 

 

 

 

 

 

[시를 쓰게 된 이유] 

 

시를 써야겠다고 작정하고 쓰게 된 것은 아니였다.

5월23일 토요일. 그날은 우리학교에 졸업식 사진 촬영이 있던 날이였다

모두 들뜬 마음으로 거울을 보며 맵시를 정돈하고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님꼐서 서거했다는 어느한 친구의 말을 듣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서거날 당일에는 너무 큰 충격으로인해 실감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 비가 많이 오던 날이였다.

교실에 앉아 창문을 쳐다보다 비바람에 나부끼던 태극기를 보니

모든것이 실감됬고 그장면이 너무 마음아파 시를 쓰게됬다.

시를 쓰는 내내 눈물이 났던것 같다.

처음엔 너무 격한 감정이 그대로 표현되어

두세번 정리를 했다

하루는 시를 정리하다 야자시간을 다 보낸것 같다

나의 시를 여러 친구들이 공감하면서도

그래도 고3이니 그만 끝내라 라는 말들도 있었지만.

정돈이 다 되지 못한 시를 두고 책을 펴자니

글자가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도 많이 부족한 시일테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진심으로 추모하며 썻다.

 

 

[시를 낭송 하면서...]

 

29일의 전날밤

도청에서 추모제가 열렸는데

그때 난 정말 많이 울었었다.

학교를 마치고 신호등을 건너

추모의 노래가 들리면서 부터 나는 정말 많이 울었다.

님의 행진곡을부르며 촛불을 켠시민들을 보고

정말 가슴이 많이 뭉클했다.

그래도 이런 국민이 있는 나라에 살고있다는것이

새삼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추모제가 끝나고

누가 시키지도 앉았는데

시민들은 쓰레기를 주웠고 서로를 위로했다.

사람들이 많이 빠져 나가고서도 나는 한동안

도청에 서서

유서의 내용이 담긴

천막을 쳐다보며

한없이 울었다.

추모제동안한번도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끝나고 나서도

자리를 못떠나고 계속 울고있자

사회를 보신 남자분과 추모제 관련자 분이 다가와

위로해주었고.

우리들은 모르던 사이였지만 연대를 느낄수잇었다.

오늘 집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

친구와 잠깐 들러보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노대통령님의 큰 사진이 담긴 신문을 들고있던 내가 눈에 띄였는지

작은 질문들을 받앗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시를쓰기도했다고하자

그럼 낭송해줄수있겠냐는

노전대통령님을 추모할수있는 또다른 이런 기회가 생겼다.

 

 

[집회를 보면서...]

 

그동안 연대를 느낀 시민들과 많이 울었고

내가 하루에 열번도 더 읽어보고 수정했던 시라서 울지 않고 낭독할수잇을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촛불을 키고

눈물을 흘리고있는 시민들을 보자

나는 또 마음이 울컥하여 눈물이 흘렀다

손때가 많이 묻은 연습장을 들며 낭독해 나가다

눈물이 눈에 고였고 날이 저물어서 일까? 시야가 흐려졌다

그래서 어느부분부분을 내가 수정한 내용으로 낭독하지 못하여 끝나고 아쉬움이 남앗다.

시민들은 많은 공감의 눈물을 흘려주었고 박수를 쳐주었다.

많은 시민들의 마음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눈에 보이는 촛불든 시민들은 내게 감동이였다.

 

 

[우리가 바라는 것]

 

바라는것이라기 보단 우리에게는 민주주의 라는 의무가 생긴 것 같다.

무조건 적으로 현정부가 싫다. 밉다 라는 등의 말은 나도 옳지않다 생각한다.

아니 아마 무조건 이유없이 현정부가 싫고 미운 사람은 없을것이다

이유없는 증오는 없다.

더이상 밥그릇 싸움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하는 정치이길 바란다.

노무현대통령님과 현정부가 왜 자꾸 비교되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것일까.

노무현대통령님은 바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국민들의 말을 듣고 국민들에게 다가오려 노력했다

그러나 현정부는 오히려 귀를 막고 눈을감고 국민과의 소통을

필사적으로 거부하고있다.

어떤 야당의 의원이 뉴스에서 말한것을 보았다.

고인은 뜻은 갈등이 아니라 화합일 것이라고.

바른말을 햇지만

나는 서러웠다.

그것을 진정 원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라 생각한다.

현정부가 원하는 화합은

우리 국민들이 뜻을 굽히고 자신들에게 수용되는 것. 그것을 화합이라 말하는것 같다.

우리 국민들은 진정한 화합을 원한다

우리국민들에게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다가오고

바로보고

귀기울이는것.

그것을 바란다

 

▲ 헌시를 낭독하고 있는 김아현 학생, "낭독을 하다가 눈물이 맺혀서 시야가 흐려져서 노트에 적어뒀던 시와 조금씩 다르게 낭 한 부분이 있다"고 밝히면서 아쉬워 했다.

 

 

▲ 김아현 학생이 연습장에 쓴 시를 내보였다.

 

광주의 이모저모(광주인)

http://www.gwangjuin.com/ 

 

 

출처 : OlOF7l
글쓴이 : OlOF7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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