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스님, 사제, 목사, 3,000여명 시국선언

장백산-1 2009. 6. 14. 23:20

스님·사제·목사 3천여명 시국선언 나서
민주주의 회복 촉구…87년 6월항쟁 때보다 규모 커
한겨레 정유경 기자 조현 기자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성직자가 각각 1천명 이상씩 참여하는 대규모 시국선언이 이번주에 잇따라 나온다. ‘민주주의 회복’ 등을 요구하는 종교계의 이번 시국선언은 규모 면에서 1987년 ‘6월항쟁’ 당시보다 큰 것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교구본사 중진 스님과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소속 스님 등 1천여명이 15일 오후 1시 서울 조계사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한다고 14일 조계종이 밝혔다. 스님들이 1천명 이상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750여명이 참여했던 1987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스님들은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하고, 다음달 1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의 정책 쇄신을 촉구할 계획이다.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대표인 법인 스님은 “불교계에서, 사회로 치면 국회의원 격인 조계종 종회의원 8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며 “예비 스님 2천여명이 제외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전국의 천주교 교구사제 1천여명도 같은 날 오후 3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주최로 시국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 ‘용산 철거민 참사’ 현장으로 자리를 옮겨 시국미사를 열고 시국선언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2008년 현재 전국의 교구사제가 3400여명임을 고려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정의구현 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는 “시국 비판의 목소리가 압도적인데도, 정부는 이를 단순한 5 대 5의 보혁 대결 구도로 몰아가면서 귀를 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로 대통령’을 의식해 비판을 자제해 왔던 개신교 쪽도 시국선언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개신교의 진보적 목회자들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목회자 1000인 선언’을 한다. 선언서에는 소수 특권층 편중 정책에서 벗어나 인권·생태·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기조로 국정 운영을 쇄신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다. 현 정부의 실정에는 보수 기독교적 논리도 작용했다고 보고 개신교의 반성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신교계는 18일 수원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순회기도회를 여는 한편, ‘나라를 위한 기도 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정유경 기자, 조현 종교전문기자 edge@hani.co.kr



기사등록 : 2009-06-14 오후 09: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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