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강 한반도대운하의 대재앙

[스크랩] 물 한 방울에 담긴 생명이야기 - 법륜 스님

장백산-1 2010. 8. 22. 10:23

 
 
 
물 한 방울에 담긴 생명이야기
 
 
법륜 스님(정토회 지도법사, 사단법인 에코붓다 이사장)
 
  따뜻한 봄날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참으로 신비해서 땅속에서는 온갖 새싹들이 돋아나고, 나뭇가지에서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고 잎은 점점 더 무성해집니다. 또한 이들은 태양빛을 받아서 에너지를 응축하고 그것들이 온갖 유기질을 만들고, 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갖가지 곡식들로 세상을 풍요롭게 합니다. 알게 모르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밥이 어디서 나오는데?” 하면 “전기밥통”
  “물은?” “수도꼭지”
  “전기는?” “콘센트” 이렇게 얘기합니다.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는지 아이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어른이 돼서 자기가 애를 키워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되는 것이 없다는 이치를 알게 됩니다. 음식도 빨래도 방청소도 전부 사람의 손이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쌀은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고 밥통은 공장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결국은 이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다 연관 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쌀 한 톨에도 , 실 한 올에도 온갖 사람의 노고가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어른들도 여기까지밖에는 못 봅니다. 겨우 사람이 하는 일밖에 모르지요. 볍씨를 뿌리고 모를 심고 모내기를 하고 김을 매는 이것만을 생각합니다. 하늘의 태양이 천지를 비춰주지 않으면 식물이 자랄 수가 없고, 땅속에 있는 미생물들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식물 또한 자랄 수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이런 온갖 것들의 노고를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깃들어 있고, 쌀 한 톨 속에도 만민의 노고가 깃들어 있고…….’ 이렇게 기도 하지요? 온갖 사람들의 노고에 의해서 나의 삶이 유지되고 있는 것 입니다. 한 올의 실타래 속에도 베 짜는 여인의 피땀이 서려 있듯이 물 한 방울 속에 태양이며 공기며 미생물들의 은혜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모든 은혜를 물 한 방울의 이름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사람은 어리석어서 제 부모, 제 가족 밖에 모릅니다. 이웃을 모릅니다. 좀 안다 해봐야 제 이웃, 제 지역 밖에 모릅니다. 제 공장 노동자, 제 회사 밖에 모릅니다. 더 나아가면 제 나라 밖에 몰라요. 제 나라 밖에 모르면 애국자라고 하지만 그 때 남의 나라 사람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는 모릅니다.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다른 어떤 것도 안중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식물들 까지도 다 보였습니다. 그래서 ‘살인하지 말라.’ 고 하지 않고 ‘살생하지 말라.’ 고 말씀 하셨습니다. ‘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라.’ 는 것은 바로 내 삶이 이웃에 근거해 있고 나아가서 자연의 뭇 생명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춥거나 더우면 자연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여겨서 자연을 정복하려고 하였습니다. 또 이렇게 하는 것이 발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자연이 우리 삶의 토대이므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항상 소비를 적게 하고 가능하면 자연을 잘 보존하고 이웃을 고려하면서 생존을 영위하도록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현대 문명은 많이 생산해서 많이 쓰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가치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유한한 자원을 무한하다고 착각하고 마구 쓰고 있습니다. 이 자연자원은 저절로 있는 것이 아니고 수십억 년 지구의 역사 속에 형성되어진 것이어서 석유든 석탄이든 유한한 것인데 우리가 이렇게 계속 과다하게 사용하게 되면 결국은 줄어들게 되고 고갈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요즘 들어와서 이런 문제로 인해서 석유 값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지요. 옛날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이런 개발혜택을 누렸는데, 지금은 중국이나 인도등 지구상에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다 동일한 길을 가다 보니까 결국은 자원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고 결국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서로 쓰려고 하다 보니까 가격이 오르게 되는 거지요. 가격이 오르는 한계점에 가면 결국 쟁탈전이 벌어지겠지요. 지금은 돈으로 경쟁을 하지만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자원 전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금 우리들은 담배나 술에 중독되듯이 소비주의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기본적인 생활이 문제가 아니고, 해마다 더 많이 소비를 해야 되고 해마다 소비가 안 늘어나면 경제문제로 아우성을 칩니다. 그래서 이 소비속도가 점점 더 가속화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처음에는 에너지 자원의 폭등, 그러다가 최근 들어서는 어때요? 철광석등 온갖 광물 자원이 부족해서 가격이 급등하고, 올해 들어와서는 생존과 관계된 가장 중요한 식량 값이 폭등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식의 삶의 방식은 이제 한계가 왔습니다. 이것이 이제 점점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과다하게 씀으로 해서 나온 폐기물인 그것이 자동차 배기가스든 그것이 음식쓰레기든, 이런 쓰레기들이 점점 쌓여서 이제는 이 오염의 부작용이 굉장합니다. 

  하나는 자원의 고갈로 인한 자원의 급등이고 하나는 버린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입니다.  지금 온실효과로 인한 기온의 상승으로 각종 정체불명의 전염병들이 해가 갈수록 더 창궐할 위험이 있습니다.
 
 요즘도 계속 나오지만 조류독감, 조류 인플렌자에 걸린 수십만 마리의 닭을 처분하고 있지요. 그런데 여러분들 그런 양계장 같은 데 한 번 가보셨습니까? 정말 반생명적입니다. 완전히 콩나물시루같이 동물을 키웁니다. 그러니 닭들이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을 수밖에 없어요. 생명이 아니에요. 닭 공장이지. 그런 스트레스가 결국은 독성을 만들고 이런 병을 앓을 수밖에 없어요. 아직까지는 사람에게 전염되는 게 약해서 그렇지 조금 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사실은 이런 것을 막으려면 아무리 키워서 잡아먹을지라도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비록 병아리라 하더라도, 개나 소라 하더라도 좀 생명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렇게 동물이라도 학대하면 언젠가 그 과보를 우리가 다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식량을 2000만 톤 정도 소비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드는 것이 사료입니다. 고기 1kg을 만드는데 4배내지 7배 정도의 곡류가 필요 하니까 완전히 사료로 고기를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곡류 7㎏을 써야 고기 1㎏이 나오는 겁니다. 그만큼 고기를 먹는 것이 식량부족 현상을 불러오는 한 원인이 됩니다. 거기다가 이렇게 가둬 놓고 키우니까 병들 수밖에 없고 그러니 항생제 먹이지요. 성장호르몬제도 섞지요. 또 곡류를 가져올 때 썩지 말라고 방부제를 쓰지요. 이런 것을 사실 다 알고 보면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것이 다 결국은 우리들에게 돌아오는 것이지요.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 우리는 이런 잘못된 삶의 길에 모두 미쳐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을 누구도 제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살아나려면 특히 우리 후손들이, 우리 자녀들이 이런 봄날 예쁜 꽃도 보고, 노는 물고기도 보고, 맑은 공기로 숨 쉬고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려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삶을 뉘우치고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파괴된 것을 복원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어찌 되었든 현재 우리들은 잘못된 삶의 방식에 전부 중독되고 세뇌되어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인 도덕성, 평화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경제만을 이야기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지금 시대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저 단순한 경제논리로만 생각해서 환경이야 어찌되든 말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쪽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 중에 하나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입니다. 이런 일을 하려면 시작하기 전에 많은 검토를 해야 됩니다. 찬반 토론도 많이 해보고 먼 미래까지도 생각하는 환경적 관점에서 심사숙고해 봐야 합니다.

 식수오염문제는 어떻게 하나? 개발로 인한 주변의 환경 파괴는 어떻게 하나? 등등 모든 것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는 신중함이 필요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의 시책을 무조건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그들의 견해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보거나 환경적 가치로 보거나 경제적으로 보거나 이것은 옳은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전면적으로 나서서 반대하지 않느냐하면 이제 더 이상은 모든 것을 투쟁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대화하고 토론해서 그들의 진의를 확인하면서 이 중대한 문제를 같이 풀어가고자 함입니다.  대운하같은 대형 개발사업은 시작하기 전에 국민들과 충분한 논의가 된 후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종교계에서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서 신부님, 목사님, 스님, 교무님들이 한 걸음 한걸음 한강에서 출발해서 낙동강 하구까지 걷고, 또 영산강과 금강을 걸으면서, 단순히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는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인간 생명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줄기, 강줄기도 생명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오늘날 우리 인간들의 오만을 반성하고, 그래서 자연과 하나 되어 우리의 문명을 좀 더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숙고해 보고, 삶의 질을 소비수준에만 두지 말고 깨끗한 물, 청정한 공기, 아름다운 자연이 오히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연의 고귀함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지난 시절 경제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생명들을 해친 것에 대해서 참회하며 그 희생된 뭇 생명들을 천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잘못된 우리들의 삶에 대해서 깊이 참회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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