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나'를 비워야 '참 나'가 드러난다

장백산-1 2011. 1. 11. 17:45

 고백도를 높여라 

 

 

 

 세상 누구라도 자기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또한 비밀의 선도 상대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납니다.

 내면에 가지고 있는 비밀을 10단계로 구분 지어 지하 1층에서부터 지하 10층까지로

 나눈다고 생각해 보았을 때 어떤 이에게는 지하 1층 정도만

 또 다른 이에게는 지하 5층까지도 또 어떤 이에게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

 그 이외에는 절대 보이려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면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지하9층, 10층 정도의 비밀을 쉽게 표현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지하 3층 정도까지의 마음만을 상대에게 드러낼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지하 7층 정도의 깊은 마음까지도 상대방에게 쉽게 드러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밀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유롭지 못하며 건전하고 맑은 마음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내면에 있는 마음을 좀 더 깊은 곳에까지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일수록

 내면의 지하로 3층, 4층, 5층... 이렇게 깊은 곳에까지

 수면 위로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일수록 마음은 좀더 자유롭게 되고

 맑고 향기로운 일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기란

 참으로 큰 용기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나의 못난 모습,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드러낸다는 것은 나를 비울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사소한 것에서 부터 무거운 비밀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드러낸지 못하는 이유는

 '나다'하는 아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면 어쩌지?'

 '저 사람이 나를 멀리하면 어쩌지?'

 이렇듯 그 안에는 '나'라는 것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수행(修行)은 아상을 비우는 것이라 했습니다.

 비밀 때문에 고민하고 비밀을 남이 알게 될까봐 걱정하는 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니 세상이 두려운 것입니다.

 '나'를 비우고 놓아 버렸을 때 그 안에 밝게 빛나는 ' '는

 고고히 빛을 발하며 그러날 것입니다.

 집착을 놓고 마음이 자유로워지시기 바랍니다.


 고백도를 높여야 합니다.

 비밀이 많은 사이일수록 맑아지기 힘이 듭니다.

 비밀이 많다는 것은 건전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아상이 전제된다는 것은 이기심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마음은 그저 텅 비워 버리고

 방하착해 버리고 맑고 고요한 마음으로 다가가

 내면의 지하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그 모든 탁한 마음들을 끄집어 내십시요


 못난 모습, 이기적인모습, 못 사는 집안 사정, 별 볼품없는 나의 직장,

 보기 싫은 부모님, 과거부터 숨기고 있었던 죄의식들까지,

 이런 나의 모습들은 결고 '죄'가 아닙니다.

 어리석은 마음이 일으킨 '죄의식'일 뿐입니다.

 오히려 이런 모습들을 두러내지 못하고 숨기는 것이

 죄라면 죄일 수 있습니다.

 숨기고 있던 그 모든 모습들을 버리고

 또 다른 예쁘게 포장한 '나'만을 드러내려 해선 안됩니다.

 미운 모습, 예쁜 모습, 잘난 모습, 못난 모습, 이기적인 모습,

 이타적인 모습 이 모든 모습 모습들을 다 포함하고 있는

'나'가 진정한 나의 모습입니다.

 숨길 필요는 없습니다. 


 나를 비워야 합니다.

 내가 없다면 부끄러워할 나도 없어지고

 다른 사람의 눈에 이러 저러하게 보일 나 또한 없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아상을 놓고 나면 저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고요한 '참 나'가 가만히 드러날 것입니다.

 맑은 나의 모습을 보며 한없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법상스님 - 생활수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