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대자대비로 중생을 제도하다 (월호스님의 선어록의 향기)

장백산-1 2011. 3. 24. 13:24

대자대비로 중생을 제도하다

 


부처님과 조사가

세상에 나오심은

마치 바람도 없는데

물결이 일어남이다. 
                                                   - <선가귀감 2> -

주해(註解) : 부처님은 석가여래이고, 조사는 가섭존자이다.

세상에 나오신다는 것은 대자대비를 토대로 중생을 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한 물건’으로 따져본다면, 사람마다 본래면목이 저절로 원만히 이루어졌는데

어찌 남이 연지 찍고 분 발라 주기를 기다릴 것인가. 그러므로 세상에 나오심은 물결이 일어남이다.

<허공장경>에서 “문자도 마의 업이요, 이름과 형상도 마의 업이요,

부처님의 말씀까지도 마의 업이다”라고 한 것이 이 뜻이다.

본분을 바로 들어 보일 때는 부처님이나 조사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을 말함이다.

송(頌) : 하늘과 땅이 빛을 잃고, 해와 달도 광채를 잃었구나.

사족(蛇足) : ‘누가 그대를 묶었는가?’ 아무도 나를 묶은 바가 없다.

하지만 스스로 자승자박에 걸려있기에 해탈을 구한다.

본래 면목자리는 연지 찍고 분 바를 필요가 없다. 이미 완전무결한 것이다.

지금 이 모습도 알고 보면 누구나 있는 그대로 그토록 자신이 원했던 모습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몸에 대한 콤플렉스, 돈에 대한 콤플렉스, 신에 대한 콤플렉스로부터.

 

신으로부터 인간을 해방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


부처님은 인간을 신(神)으로부터 해방시킨 분이다. 또한 돈으로부터 해방시킨 분이다.

부처님이 오시기 전까지 인간은 기껏해야 신의 종이거나 돈의 노예로서 만족하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당당히 선언하셨다.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이라고. 신이나 돈이 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내가 신이나 돈의 종이 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외부의 연들을 무시할 필요도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돈도 자신을 잘 써주는 이에게 모인다.

먼저 웃다보면 웃을 일이 생겨난다. 웃을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먼저 웃음으로써 웃을 일이 생기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참다운 방생(放生)이며 인과법칙을 현실에서 살려나가는 방법이다.

삶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업생(業生)과 원생(願生)이다.

업생이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물결에 휩쓸려 살다 가는 삶이다.

원생이란 스스로의 삶을 갈무리해 도도한 업의 물결을 건너가는 것이다.

나도 건너고 남도 건네주는 것이다. 중생은 업생을 살고, 보살은 원생을 산다.

그러므로 보살의 수행은 공(空)으로 향해가는 수행이 아니라, 공(空)으로부터 출발하는 수행이다.

‘텅 비었기 때문에 무엇으로든 채울 수 있으며,

고정된 ‘나’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나’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중생을 향한 끊임없는 사랑과 연민의 서원을 발하여야 한다.

보살은 이처럼 자신을 방생하고 남도 방생한다.

스스로의 생명을 해방시키고 다른 생명을 해방시키는 것,

진정 바람도 없는데 물결을 일으킴이 아니겠는가?

월호스님 /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

출처 : 석가모니불
글쓴이 : 동다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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