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곧 지옥으로 가는 문이다
[ 질문 ]
요즘 저는 크나 큰 사랑의 실연을 겪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지만 이제는 이 사랑을 떠나보내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강가지 ] 하지만 지금 그대는 잃어버렸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 질문 ] 제 말은 그녀가 떠났다는 말입니다.
[ 강가지 ] 잃어버린 것은 이미 잃어버린 것이다.
그 사랑을 떠나보내기 위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 질문 ] 그녀가 떠났지만 제 마음 속에는 여전히 집착이 있는가 봅니다.
[ 강가지 ]그녀가 떠났다고?
[ 질문 ] 말하자면.....반쯤, 또는 3분의 2쯤 떠났습니다. 이것이 저의 헛된 희망일까요?
[ 강가지 ] 그 희망이 바로 지옥으로 가는 문이다. 그대는 '크나 큰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과 그녀를 연결시키고 있다. 이것이 지옥이다. 그대는 지옥의 한 가운데에 있다. 지금 그대는 "저의 크나 큰 사랑이 떠났습니다."하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더 명확하게 밝히고 싶다. 물론, 내가 실연의 아픔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이런 아픔은 그대의 수많은 실수에 기인한다. 어떤 사람의 현존을 통해 신비하게 일어나는 사랑, 이 크나 큰 사랑은 절대로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이 사랑을 '그대가 존재하는 지점'이 아닌 다른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대는 이 사랑을 잃어버렸다고 상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일단 어떤 것을 상상하면 이 상상을 유지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상상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대가 처한 상황이다. 그대는 크나 큰 사랑을 떠나보내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형상은 오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대는 이 '크나 큰 사랑'이 그대가 발견한 특정한 형상 안에 갇혀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과연 그대가 '사랑'을 직접 경험한 바가 있는가?
[ 질문 ] 글쎄요...처음에는 그랬습니다.
[ 강가지 ] 처음이 아니라 지금은 어떤가?
[ 질문 ] 아직 그것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 강가지 ] 사랑은 기억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우리가 말하는 '크나 큰 사랑'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랑은 기억의 힘으로 포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기억을 통해 더듬어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사랑'이 어디에 있는가?
[ 질문 ] 지금은 '텅 빔(空)' 속에 있습니다.
[ 강가지 ] 어디에?
[ 질문 ] 제 가슴 속에
[ 강가지 ] 그렇다면 왜 그 '텅 빔'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가? 그 '비어 있음'에 대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지 말라. 그 '비어있음'을 구석구석 탐험할 때 어떠한지 더 말해보라.
[ 질문 ] 어떤 해방감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 강가지 ] 그대는 어떤 감을 잡은 듯 하다. 그러나 이 비어있음의 중심부, 이 무(無)의 한 가운데로
더 깊이 들어가라.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통해서 들어가라.
[ 질문 ]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헤맸는가 봅니다.
[ 강가지 ] 그 말 또한 이 '비어있음'을 왜곡되게 경험하는데서 나온 말이다.
지금 그대는 다시 상상의 나락에 빠져 자신이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재고 있다.
그 모든 것이 마음의 장난이다.
그것은 그대 자신을 설명하고 합리화시키고 이론화시키려는 정신 작용의 산물이다.
거기에 잘못된 것은 없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이 심연, 이 비어있음 자체는 죽음이다.
그런데 이 죽음의 경험을 피하기 위해 그대는 다시 마음의 작용 속으로 돌아와 기억을 떠올리고, 설명하고, 자신을 동정하거나 비난한다. 그 모든 것을 내버려 두어라. 그저 직접적인 경험 속으로 들어가라.
마음의 작용이 멈추도록 내버려 두어라. 그러면 지금 그대가 피하고 있는 것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그대는 어떤 觀念에 집착하고 있으며 이 觀念이 '空虛感'에서 그대를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 觀念에 대한 執着을 버려야 한다.
이 執着은 希望이나 信念의 形態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대의 경우에는 그녀의 형상에 대한 희망으로 나타났다.
지금 이 순간에는 그 형상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원한다면 나중에 그 형상에 계속 매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는 그런 집착을 버려라. 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녀에 대한 미련도 없이
이 죽음의 심연을 마주 대하라. 그리고 그 심연의 중심에서 내게 말하라.
[ 질문 ] 그렇게 하려고 하면 진정한 느낌이 방해받는 것 같습니다.
[ 강가지 ] 그것을 아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무엇이 그대를 방해하는가?
그대를 방해하는 것은 마음의 작용이다. 이제 그 작용이 무엇인지 더 깊이 들여다 보라. 그것이 무엇인가?
[ 질문 ] 그것의 정체는 無知입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무지말입니다.
[ 강가지 ] 아니다. 무지는 그대를 방해하지 못한다.
[ 질문 ]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비어있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 강가지 ] 그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그 순간에 무엇인가 모자라는 것이 있는가?
[ 질문 ] 모르겠습니다.
[ 강가지 ] 그대가 조금 전에 자유와 해방이라고 묘사했던 것, 그것은 그대의 직접적인 체험이 아니다.
그대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어떤 觀念을 갖고 있다. 그 觀念을 놓아버려야 한다.
내가 그대를 '비어있음' 안으로 들어가라고 인도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 '텅 빔'안에는 그대가 존재할 아무런 '位置'도 없기 때문이다.
만일 그대가 이미 이 '위치없음'을 경험했다면 '空'은 그저 말일 뿐이다. 아무 의미도 없다.
'深淵'이라는 말은 무의미하다.
사실, 진정한 체험, 깨달음은 至福과 透明性이다.
거기엔 잃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절망도 없고 희망도 없다.
[ 질문 ]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긴 하지만 '無執着(lettting go)'과정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 강가지 ] 그것은 죽음의 과정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대는 죽음 안으로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유지하기 위해 執着을 갖는다. 그러나 삶의 여러 환경 요인은 죽음에 대한 그대의 방어벽을 뚫고 들어온다. 이 침투를 막기 위해 그대의 마음 속에 아귀다툼이 일어난다.
그대는 이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더 견고한 방어막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않으려고 기를 쓴다.
그러나 이 죽음의 경험은 참으로 좋은 기회이다.
[ 질문 ]사랑이라는 觀念의 죽음? 아니면 모든 것의 죽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강가지 ] 모든 것!
"나는 이러저러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의 죽음,
"나는 이러저러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의 죽음이다.
이런 관념의 죽음과 더불어
"나는 이러저러한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잃었고 저것을 얻었다. 나는 이것을 발견했다.
나는 저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등의 모든 관념이 죽어버린다.
이것은 아주 강렬한 체험이다. 시간을 보내는데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그대는 고통에 빠져 세월을 보낼 수 있다.
이때 그대는 추억, 두려움, 희망, 반복과 추구 등을 통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다른 길이 있다.
그대는 이 강렬한 체험이 안겨준 것, 즉 아무런 방어벽도 없는 '텅 빔'에 순종하면서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대는 계속해서 전자의 길을 택해왔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
하지만 지금 그대는 사트상을 하는 자리에 앉아 있으며, 실제적으로 '空'을 체험하라는 초대의 소리를 듣고 있다. 이 空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位置'에 대한 모든 觀念, 그녀와 그대 자신에 대한 모든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대는 이것을 안다. 그러니 모든 觀念을 옆으로 밀어두고 죽음을 체험하라.
드러나기는 하지만 내가 가르쳐줄 수 없는 비밀의 열쇠가 있다. 나는 그것을 암시하고 그대의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다. 이것은 그대 마음의 특정한 여울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 마음의 흐름이 있다고 가정하면 멀지 않아 意識의 바다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 바다에는 마음의 여울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대는 결국 이 意識의 바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고통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은 이 意識의 바다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것이 고통이 안겨주는 선물이다. 고통은 좋은 기회이다. 그런데 평상시에 그대는 이런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내가 그대에게 평상시와는 다른 어떤 순간들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에 대한 4가지 질문 (0) | 2011.12.14 |
---|---|
생각(生覺)에 대하여 (0) | 2011.12.14 |
모드 것은 변한다 (0) | 2011.12.13 |
진리를 향한 굳은 결심, (0) | 2011.12.13 |
영적인 수행은 죽음의 길이요 상실의 길이다 (0) | 2011.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