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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경계를 뛰어 넘고 나면 세상 사는 일은 소꿉장난처럼
순진하며 자유로울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다 놓고 나면
참으로 소탈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내일 죽음을 맞이한다고 해서 야단을 치고 법석을 떨며 분주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행자는 늘 한결같을 수 있어야 합니다.
본래 잡고 있는 것이 별로 없던 사람이기에 내일 죽음을 보다 쉽게 수용할 수 있게 되며 그런 죽음의 수용이
나의 삶을 번잡하게 만들진 않습니다.
오늘 죽든 내일 죽든 늘상 하던 일을 그대로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일을 해 나가면서도 더욱 마음을 담을 수 있고,
더욱 간절해 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일 죽을 수 있는 자유로움'으로 오늘을 살아갑시다.
'내일 죽는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정진하며 삽시다.
일체를 놓고 여유 있게 살아갑시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하루입니다.
'일념즉시무량겁'이라 하였습니다. 한 생각에 무량한 억겁의 세월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 최선을 다한 삶이라면 그것이 무량겁을 준비하는 최선의 삶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사는 삶, 과거에 끄달리는 삶은 공허합니다.
오직 내가 살아갈 날은 어제며 내일이 아닌 바로 '오늘'이기 때문입니다.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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