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 인연경(因緣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아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
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이제 인연법(因緣法)과 연생법(緣生法)을 말하리라. 어떤 것을 인연법이라
하는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다.'는 것이니, 이른바 무명(無明)
을 인연하여 지어감[行]이 있고, 지어감을 인연하여 의식이 있으며.... 내지,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이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연생
법이라 하는가. 이른바 무명의 지어감은 혹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혹은
세상에 나오시지 않거나 이 법은 항상 머물러, 법의 머무름이요 법의 세계로서 저
여래가 스스로 깨닫고 알아 다 옳은 깨달음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어,
열어 보이시고 나타내어 드날리신 것이니라.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지어감이
있고..... 내지, 남[生]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혹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거나 혹은 세상에 나오시지 않으시거나 이 법은 항상 머물러, 법의
머무름이요 법의 세계로서 저 여래는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을 이루어 사람들
을 위해 연설하시어, 열어 보이시고 나타내어 드날리시는 것이니, 이른바 '남을 인
연하기 때문에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있다'는 것이니라.
이러한 모든 법은 법의 머무름, 법의 <공(空)>, 법의 <여(如)>, 법의 <이(爾)>이
니라. 법은 <여(如)>를 떠나지 않고 법은 <여>와 다르지 않으며 분명하고 진실하
여 뒤바뀌지 않아서 연기(緣起)를 그대로 따르나니 이것을 연생법이라 한다. 이른
바 무명, 지어감, 의식, 정신과 물질, 감관, 닿임, 느낌, 욕망, 잡음, 존재, 남과 늙
음, 병, 죽음,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니 이것을 연생법이라 하느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인연법과 연생법을 바르게 알고 잘 보아 과거를 구
(救)라여 '내 과거 세상은 있었던가 혹은 없었던가. 내 과거 세상은 어떤 종류였던
가. 내 과거 세상은 어떠하였던가.'고 말하지 않고, 미래를 구하여, '내 미래 세상
은 있을 것인가. 혹은 없을 것인가. 어떤 종류일까. 어떠할까.'고 마음으로 의심하
지 않으며, '이것은 어떤 종류인가. 어떻게 이것이 잇는가. 장래를 위해 누가 마침
내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중생들은 어디서 왔는가. 여기서 사라지면 장차
어디로 갈 것인가'고 마음으로 망설이지도 않느니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범속(凡俗)한 소견을 일으키고 거기에 매이어 이른
바 <나>라는 소견에 매임을 말하고 중생이라는 소견에 매임을 말하며 수명(壽命)
이라는 소견에 매이어 꺼리고 싫어하며 길(吉)하고 경(慶)하다는 소견에 매임을
말하면, 그 때에 거룩한 제자는 그것을 다 끊고 다 알아 그 근본을 끊기를 타알라
[多羅] 나무 줄기를 끊는 것과 같이 미래 세상에 있어서 나지 않는 법으로 만드나
니 이것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의 인연법과 연생법에 대하여 참다이 바르게 알
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닦고 잘 들어가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
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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