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과 발원의 차이 불교방송 다시듣기
소원과 발원의 차이
지난 일요일 정기법회에서는 저희 절 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절에서 세월호 실종자를 위한 발원의 기도가 있었습니다. 發願이란 말 그대로 원을 세우고 일으키는 것이다. 원이란 원하는 것인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所願과 發願은 차이가 있다. 소원은 개인적인 아상과 에고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소망을 말한다. 그러나 발원은 아상을 넘어서서 일체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利他的 願力이다.
예를 들어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을 때, 개인적인 소원일 경우에는 부자가 되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겠지만, 발원은 똑같이 ‘부자가 되기를 발원’하는 것이지만 부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부자가 됨으로써 가난한 보다 많은 이들을 구제하고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이타적인 원력이 바탕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인 소원은 자신이 복 지은 바를 가져다 쓰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루어 지더라도 그것은 인과응보의 틀 속에서 내가 지은 복이 있을 때만 그 소원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타적인 발원은 나 개인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을 구제하겠다고 하는 우주적인 서원이기 때문에 그 사람 개인의 복력을 넘어서는 無量大福의 功德이 붙고, 무한한 창조적 에너지가 그 서원에 힘을 보태주게 된다. 이처럼 발원은 이타적이기 때문에 우주법계의 힘,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을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된다.
그래서 불자는 我相에 기초하는 이기적인 기복의 기도를 행할 것이 아니라, 아상을 뛰어넘는 이타적인 발원을 함으로써 이 우주법계에 회향해야 한다. 이는 불교의 목적과도 연결된다. 불교의 목적, 수행의 목적을 보통 깨달음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事實 불교의 목적, 수행의 목적은 깨달음이 아닌 一切衆生을 救濟하겠다는 誓願力에 있다. 일체 중생을 향한 자비심이 그 原動力인 것이다.
『金剛經』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하는 질문에 부처님께서는 “일체 중생들을 내가 모두 완전한 행복인 열반에 들게 하리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설하고 계신다. 이처럼 모든 發願의 核心에는 일체 중생을 구제하여 고통을 여의게 하고 완전한 행복인 열반에 이르게 하겠다는 서원이 담겨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지만, 우리 모두가 생존자를 구하고자 하는 동체대비의 자비 발원문을 세워 서원한다면 이 마음이 전달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은 강원도 고성에 있는 운학사 주지 법기스님께서 써서 보내주신 ‘세월호 실종자들을 위한 발원문’입니다. 모두 함께 마음 모아 發願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우주에 충만 하사 아니 계신 곳 없으시고 영겁에 항상 하사 아니 계신 때 없으신 불 보살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옵니다.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당한 세월호의 실종자와 사망자 그리고 구조자들 모두가 빠짐없이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오기를 두손 모아 간절히 발월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는 실종자들에게 보현보살의 용맹스러움으로 두려움을 거두어 주시옵고, 실종자를 구하기 위해 차갑고 어두운 물길로 들어간 구조자들에게는 문수보살의 지혜와 금강역사의 용맹스러움을 갖을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아미타 부처님께 발원하옵나니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사망자들을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맞아주시어 그들의 죽음을 달래주시옵소서. 유가족들에게 어떠한 어려움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베푸시옵고, 부처님께서 수많은 고초를 인내 하셨듯 유가족들에게도 모든 고난을 슬기롭게 이기고 다시 일어 설 수 있도록 자비의 손길을 내려주시옵소서! 오늘을 계기로 하여 저희들 모두가 인생의 무상함을 바로 인식하고 인간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소서. 하루하루를 진실 되고 의미 있게 살아감은 물론, 이웃을 향한 넓고 큰 가슴과 깨끗한 양심을 지켜가게 하소서. 또한 오늘의 시련이 밑거름이 되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닦아 가정이 평안하고, 유족들 모두가 부처님의 품을 떠나지 않고 진실한 믿음에 근거하여 자신의 인생을 건전하게 지켜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고 먼 훗날 펑화와 자유와 행복의 빛이 넘치는 부처님 나라에서 웃으며 만날 수 있는 지혜를 지니게 하소서. 끝으로 유족들 집안에 화목한 기쁨이 깃들고 자손들의 앞날에 활기가 넘치며 이승과 저승에서 부처님의 자비 광명 속에 자유와 행복 누리게 하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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