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물의 메아리 / 마종기

장백산-1 2015. 3. 23. 21:41

 

 

 

 

 

 

 

 

 

 

 

 

 

물의 메아리 / 마종기

 

작은 호수가 노래하는 거 너 들어봤니?
피곤한 마음은 그냥 더 잠자게 하고
새벽 숲 잡풀처럼  귀 기울이면
진한 안개 속에 몸을 숨긴 채
호수가 노래하는 거 들어봤니?

 
긴 피리 소리 같기도 하고
첼로 소리인지 아코디언 소리인지
멀리서 들려오는 밝고 얇은 소리에
새벽 안개가 천천히 일어나
잠 깨라고 수면에서 흔들거린다
아, 새벽 안개가 일어나 춤을 춘다
사람 같은 형상으로 춤을 추면서
안개가 안개를 걷으며 웃는다


그래서 온 아침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우리를 껴안는  눈부신 물의 메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