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여 백 / 도종환, 삶의 여백

장백산-1 2016. 5. 5. 01:14

여 백   /  도종환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들 뒤에서 나무들을 받아 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텅~빈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텅~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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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백이 소중한 이유


사랑의 체험은 남의 말을 듣기 위해 필요하고,
고통의 체험은  말의 깊이를 느끼기 위해 필요합니다.

 

한 곡의 노래가 울리기 위해서도 우리 마음속엔
그 노래가 울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질투, 이기심, 같은 욕심으로 꽉 채워져 있는 마음속엔
아름다운 음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주위를 가만히 살펴보세요.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치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그저 소음에 불과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고통의 체험이 없는 사람은
마음속에 무엇인가를 채울 수 있는
아량과 깊이가 부족하게 마련입니다.

 

고통은 인간의 의식을 성숙하게 하고
겸허하게 자신의 마음을 텅~비우게 하니까요.

 

마음속에 텅~빈 공간이 없는 사람에겐
어떤 감동적인 시나  어떤 아름다운 음악도
울림을 줄 수 없습니다.

 

마음의 여백이 없는 삭막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잘난 줄 착각하고 용서와 화해에 인색합니다.


-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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