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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지듯 인생도 그냥 오고 갈 뿐

장백산-1 2016. 5. 26. 02:31

꽃이 피고 지듯 인생도 그냥 오고 갈 뿐


우리가 우리 삶에서 좀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막 난리를 치고, 

이러면 큰일 날 것 같은 그런 生覺을 하지만 막상 그 일이 탁 터지고 나면 금방 거기에 적응을 하고, 금방 

또 마음을 비워버리곤 하는 것을 봅니다. 하다못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었을 때 조차 당장은 

따라서 죽을 것 같고, 더 이상 아무 살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또 하루하루 살게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또 그 아픈 기억이 잊혀지게 되고 또 다른 삶 또 다른 사랑이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어떤 것은 붙잡아 執着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것은 끊임없이 내려

놓기도 하면서, 잡았다 내려놨다, 잡았다 내려놨다를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삶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마음을 비워야 할 때가 되면 저절로 마음을 비우곤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누구나 타고난 것이지, 특출나게 능력 있거나 명상을 잘 하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삶에서 더 크게 고통 받는 사람은, 결국에는 그 고통을 어차피 받아들일 거면서, 오래도록 가슴 아

파하고, 그 고통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고집부리면서 오랫동안 고통을 스스로 붙잡고 있는 사람이지요. 

스스로 결국에 받아들일 때까지 스스로 계속 고통 받는 거지요. 그런데 기왕에 어차피 맞야할 매라면 조금 

빨리 맞고 받아들였다면 고통 속에서 길게 아파하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었겠지요. 어떤 사람은 안타깝게도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아파하는 기간이 몇 년에서 몇 십년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事實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은 全部가 생겨 나왔다가 사라져가는 것들일 뿐입니다. 왔을 때 집착하는 마음이 

큰 사람일수록 그것이 떠나갈 때도 오래오래 두고두고 아파할 뿐이지요. 사실 우리에게 온 모든 것은 結局 

반드시 떠나갈 것들입니다. 인간의 몸뚱이조차 어차피 반드시 죽어갈 것 아니겠습니까?


하다못해 봄꽃이 활짝 피었다가 시들어 떨어질 때도 너무 짧게 피어있는 시간이 몹시 아쉽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執着할 理由는 없는 것이지요. 아름다운 꽃이 떨어지고 나면 거기서 끝날 것 같지만, 꽃이 떨어진 

그 자리에 연초록색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고, 그것이 또 커지면서 우거져 수런수런 거리며 진한 암녹색의 

숲의 생기로움을 만들어 줍니다. 그 또한 때가 지나면 단풍이 들어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다가 그 또한 결국 

떨어지고 말지요. 그러나 그런 떨어짐과 앙상한 침묵의 추운 시기가 있어야만 또 다시 봄의 꽃을 다시 피워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꽃의 循環하는 현상과도 같이 우리의 삶 또한 끊임없이 순환하는 현상일 뿐입니다. 이처럼 生과 死도 

순환하는 현상일 뿐인데,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괴로움, 집착, 소유, 이런 것들이 뭐 얼마나 

그렇게 우리가 막 목숨 걸고, 이거 아니면 절대 안 된다 착각하고 그럴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꿈 허깨비 신기루 물거품 그림자와 같은 것들 뿐인데, 잠깐 왔다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목숨 걸 아무런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 정말 인생이 그렇게 우리가 막 속 시끄러워 가면서, 속 뒤집어가면서, 

막 심각해 하면서 그렇게 살 필요가 없구나. 그냥 가볍게 왔다가 가볍게 가면 그 또한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구나 싶습니다. 인생에는 너무 호들갑 떨면서 난리 칠 만한 것도 없고, 너무 치를 떨면서까지 미워

하거나 그럴 만한 것도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어짜피 왔다가 사라지는 것들이니까요. 한 

번 오는 것은 반드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어쩌면 이런 眞理 앞에서, 우리는 근심 걱정할 게 없을 

수도 있어요.  이 세상에 한 번 온 것은 반드시 떠나 간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오고 가는 生과 死의 이치과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因緣法의 이치, 연기법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

라면, 사랑하는 것이 떠나갔을지라도 너무 오랫동안 그 것에 사로잡혀 괴로워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됩

니다. 물론 함께 한 시간 만큼 아픈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아픔을 받아들여 아파해 주게되면, 

오히려 아파하는 시간은 더 짧아질 것입니다.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