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를 위한 여섯 가지 가르침

[법상스님] 마음공부를 위한 여섯 가지 가르침

티베트 불교 교파 캬규파의 창시자 나로빠에게 그의 스승 틸로빠가 준 여러 가르침들 가운데 마음

공부에 대한 핵심(核心)을 설하는 여섯 마디의 가르침이 있었으니 다음과 같다.

첫째, 이미 지나간 일을 기억하지 말라.

둘째,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상상하지 말라.

셋째,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지 말라.

넷째, 어떤 것도 탐구하거나 머리로 헤아리지 말라.

다섯째,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조작하거나 만들어내지 말라.

여섯째, '그저 쉬어라'이다.

   

이 여섯 마디의 가르침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마음공부에 대해 주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드러내 주고 있다. 먼저 지나간 일을 기억하지 말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상상하지 말고,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첫 세 마디 말이다. 곧 과거심불가득(過去心不可得), 미래심불가

득(未來心不可得), 현재심불가득(現在心不可得)이다. 과거나 미래, 현재라는 것은 전부 환상(幻想)일 

뿐, 실제(實際)가 아니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내가 예전에는 어땠는데’ 하면서 과거를 들추길 좋아한다, 반면 젊은 사람들은 

미래를 상상하며 부푼 꿈을 꾼다. 그러나 과거나 미래를 향한 그 모든 기억과 상상은 한낱 분별망상

(分別妄想)일 뿐이다. 물론 필요할 때 잠시 필요한 만큼의 기억을 꺼내와 쓸 수도 있고, 또 미래를 

계획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 마음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상상이 전부 헛된 망상일 뿐임을 기억

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생각은 어떠할까? 그것도 실제가 아니며 또한 망상일 뿐이다. 현재 일어

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과거 기억을 꺼내와 현재와 비교 대조(對照)함으로써 현재를 판단하고 해석하

는 일들은 있는 그대로의 생생한 현재를 살지 못하게 할 뿐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현재를 경험하는 

이 생생한 순간에조차 현재에 깨어있지 못한 채 과거와 비교분별의 생각 속 망상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네 번째, ‘어떤 것도 탐구하거나 머리로 헤아리지 말라’는 가르침 또한 현실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

까지 탐구나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며 이 공부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마음 공부하는 사람에

게 이 말은 아주 필수적이며 중요한 가르침이다. 우리는 깨달음을 향한 수행(修行)을 하면서도 세속의 

습관을 못 버리곤 한다. 생각으로 헤아리고 탐구하는 버릇이 그것이다. 수행에서는 가장 독(毒)이 되는 

것이 바로 생각으로 헤아리는 것이다. 이 법의 세계는 생각이나 의식으로 가 닿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識)’이라는 분별, 알음알이, 생각, 망상이 꼼짝 못하고 꽉 막힐 때가 되

어야 그 너머에 있는 진리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다섯 번째,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조작하거나 만들어내지 말라’는 것도 비슷하다. 우리는 수행을 하면

서 어떤 신비체험이나 삼매(三昧)나, 깨달음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그것이 일어나도록 조작하고 만들

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것은 수행이 아니다. 수행은 무언가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깨달음은 이미 있

는 것이고, 수행은 이미 있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깨달

음이 일어나도록 조작하고 만들려고 애쓰는 동안에는 깨달음이 오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깨달음을 탐구해도 안 되고, 만들어내려고 추구해도 안 된다면 도대체 어떻

게 해야 하는 것일까?  바로 여섯 번째 가르침에 그 답이 있다. 그저 쉬어라. 그 모든 분별망상, 생각, 

조작, 탐구, 추구를 몽땅 몰록 쉴 때 진리는 드러난다.

- 법상스님

[출처] [법상스님] 마음공부를 위한 여섯 가지 가르침|작성자 예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