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 김기추 거사 어록 (851~900)

백봉 김기추 거사 어록 (851~900)

 

851. 사실 말하는 나도 없을 뿐 아니라 듣는 여러분도 없어.

852. 금강경을 통달하면 생사의 문제가 해결되는 거예요.

853. 법성신, 청정 법신이 어디 있나요? 없어. 그러나 없는 것도 아니라, 있기 때문에 말을 해.

854. 지견에다가 아는 것이 없으면 본래 성품이지만, 지견에다가 아는 것을 세워, 이거 좋다 이거 나쁘다. 이건 식(識)의 분별하는 장난이에요.

856. 나라는 건 걷어잡지 못해요. 빛깔도 형체도 소리도 냄새도 없기 때문에.

857. 허공중에 어떤 물체라도 자체성이 없습니다. 태양도 지구도 자체성이 없어요. 자체성이 있는 것은 사람과 축생들뿐이에요.

858. 인생살이 모습놀이 개념놀이 정말이지 진짜가 아니라 말이여. 가짜라.

859. 참말로 본래의 소식자리는 심행처가 멸하고 언도단의 자리라. 마음 생각의 작용이 사라지고 언어의 길이 끊어진 자리라는 말이지.

860. 나는 나지만 진짜로 나인가 말이여.

861. 여러분의 일거일동이 실다운 것이 아리니기에, 이 실답지 않은 도리를 알면 나중에 가서 참말로 실다운 것이 되는 거예요.

862. 말 듣는 이 놈 없는 것이 듣는 겁니다. 듣는 그 놈 그  자리가 텅하게 비었어.

863. 무명 이거 경계하고 타협함으로써 이거 일어나는 겁니다.

864. 여러분이 지금 내 말 듣는 것도 識 장난이거든. 지견에다가 보는 걸 세워, 망상을 낳는 거예요. 이 識이 바탕이 되서 닿질리고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좋다 나쁘다 하고 미워하는 등 분별해. 이래 하나의 인격이 돼.

865. 생각은 분별 번뇌 망상이에요. 생각은 진짜 아니거든, 생각 요걸 걷어잡고 내 마음이라 이러 해. 지견에다가 무견을 세우면 그대로 대원경지(大圓鏡智, 탁트여서 막힌 데라고는 없는 무한한 거울 같은 지혜)에요.

866. 무견을 세운다는 말은 보는 걸 없는 걸 세워. 타협을 하지 안 해. 안 보는 것 한 가지라. 본 것-모습에 들어않지 않아. 

867. 지옥을 가더라도 여러분의 마음이 지옥으로 가는 거예요. 극락을 가도 여러분의 마음이 가는 거예요. 부처가 되는 것도 여러분의 마음, 중생이 되는 것도 여러분의 마음, 축생이 되는 것도 여러분의 마음, 이거 알음알이 자리. 識 자리에요.

868. 이거 전부 실다운 거 아니다 알면 저절로 없어져. 그 생각이 식이 아닌 지금 이 자리에서 온 줄 알면 바로 진심입니다.

869. 식-알음알이 이걸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진짜 내 자리, 텅빈 바탕 자리, 본래 자리, 근본체, 번신 자리를 캐기 어렵다 말이여. 識을 바탕으로 해서 이걸 나다 뭣이다 해버리면 만년 가봤자 깨달음이 안 돼.

870. 이 식(識) 자리. 이건가 저건가 분별하는 識 자리 이걸 없애버리면 행도 무명도 저절로 없어질 거 아니겠어요?

871. 식 자리가 그리 아까와. 식 자리를 부수어버리면 아무 것도 아닌 거 아이가? 아무 것도 아니지. 그 자리에 들어앉으면 말이지, 그만 그대로 생사니 뭣이니 그까짓 것이 문제가 없어져.

872. 보통 사람은 識 자리 이걸 놓지를 못해.

873. 무사려처(無思慮處)인 보배를 다 가지고 있어요. 사려를 하지 말란 말이여. 어리석다 똑똑하다 잘났다 못났다 안다 모른다 라는 분별이 어디 있나요?

874. 아무 생각도 없는 시간-무사려처를 오분만 가져봐요. 문제가 달라. 멍텅구리 같거든. 보통사람들은 섭섭해서 못해요. 그러나 만년 생각을 했자 안 돼. 식(識자)리에서. 識만 자꾸 굳어지지 뭐.

875. 이 세상에서 수 천만 억의 돈을 가지고서 천하를 호령하던 사람도 숨 딱 거두면, 그것 다 잊어버려. 이 세상놀이, 인생살이, 모습놀이가 진짜 놀이가 아니고 가짜이기 때문에.

876. 화내는 것도, 울고 웃는 것도 지혜라. 지혜- 반야바라밀 이거에서 한정이 없는 세계가 이루어져. 그런 세계는 정법이 아니기 때문에.

877. 마음공부하는 분들은 뭘 얻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금강경은 아뇩다라샴막삼보리는 얻을 것이 없다 그래요.

878. 따지지 말아야 돼요. 따지면 따질수록 휘젓는 격이라.

 879. 걷어잡으려 하면 안 됩니다. 이 몸뚱이부터 놓기 시작해야 합니다. 가족, 형제, 친구, 지구, 자꾸 살살 놓아요. 놓다 보면 놓는 놈 하나가 있어. 그 자리가 보리라.

880. 누가 와서 미운 소리를 해. 이 미운 걸 미운 대로 보내버리면,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어. 내가 속상할 것이 없어.

881. 한 천리 밖에서 지구를 한 번 봐요. 우리가 마음을 키우자 이 말입니다.

882. 세상만사는 실답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세간사에 속하지 않습니다.

883. 정돈이 되기 시작하면 해, 달, 별, 풍악 소리 등 숱한 경계가 나타납니다. 모두 자신이 만든 겁니다. 속아넘어가지 마세요.

884. 여김 하나에 따라서 이리도 되고 저리도 되는 겁니다.

885. 화두가 딱 들어붙어서 안 떨어져 애를 먹었습니다. 아이쿠 큰일 났구나. 눈 좀 붙여야 산에 가겠는데 이러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달라져 방안이 훤해. 하얀 옷을 입은 세 분이 죽 하니 앉아 있는데, 내 이름을 불러. '기추야 니가 사량분별이 많기 때문에 저 하늘의 달하고 니 앞에 그려진 사람 얼굴 그림하고 하나라는 도리를 모른다 이래요. 그 목소리가 내 목소리라 깜작 놀랐습니다. 그렇구나 경계 대상이라는 것은 전부 내가 만들어 내는 구나. 이 목소리가 바로 내 목소리구나. 이 경지 좋은 경지다 뭉개지 말고 그대로 두자. 하니까 싹없어져. 그래서 잠을 자게 됐습니다.

886. 무사려처(無思慮處)라. 사려(思慮)를 하지 말라. 이걸 해봐요!

887. 일원상(一圓相)이 무사려처거든. 말마디가 끊어진 자리라. 굉장해. 부처님도 들어내보이지 못하고 가섭도 전하지 못해. 일원상, 무사려처 이거 여러분들이 본래부터 이미 가지고 있어요. 여기에 들어가 봐요. 오분만.

888 내 경험에 이 무사려처 알듯 말듯 알듯 말듯 할 때, 즉심시불(卽心是佛) 뻔 해. 비심비불(非心非佛) 여기서 깜짝 놀랬어요.

889. 이러히 내가 들었노라. 여러분은 무엇이 어떻게 듣나요? 여러분의 금강반야바라밀이 여러분의 금강반야바라밀 들어야 합니다. 

890. 여러분에게 만약 금강경이 없다면 내가 이거 금강경 말했자 못 알아 듣씁니다. 여러분의 금강경이 이 자리에서 나와야 합니다.

891. 이걸 끌고 다니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그 자리!

892. 부처님이나 하나님에게 의존하는 것이 쉽지 내가 어찌하겠나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어찌하겠나 하는 자리가 굉장한 자리입니다.

893. 잘살고 못사는 것도 이 자리를 잘 쓰느냐 못쓰느냐 여기에 딸린 문제거든요.

894. 이 도리를 알면 허공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고, 이 도리를 모르면 여러분이 허공 속에 있어요.

895. 마음이 있기 때문에 허공이니 뭣이니 이런 말도 있는 것 아니에요?

896. 천당이니 지옥이니 숱한 천체가 있지 않아요?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허공 속에 있는 것 아니에요?

897. 불법이란 뭣인가 하나를 걷어잡아. 그래서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전부가 해결되는 겁니다.

898. 억 년 전 허공이나 지금 허공이나 꼭 같거든. 세간사에만 끄달리면 이거 모릅니다.

899. 내 말을 듣는 그 마음자리, 억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가지라.

900. 세상 사람들은 이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이 자리 생각도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