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국사 義天 (의천) / 高麗
海印森羅處 (해인삼라처) 풍랑이 가라앉아 고용한 바다 삼라만상 비추듯
塵塵大道場 (진진대도량) 티끌 티끌 무수한 세계가 바로 무한한 도량이다
我方傳敎急 (아방전교급) 나는 교(敎)를 전하기에 급하고
君且坐禪忙 (군차좌선망) 그대 또한 참선하기 바쁘다
得意應雙美 (득의응쌍미) 진의를 터득하면 敎禪 둘 다 좋으나
隨情卽兩傷 (수정즉양상) 분별에 매이면 敎禪 둘 다 잃는다
圓融何取舍 (원융하취사) 원융한 세계에 어찌 취하고 버리는 분별이 있을 수 있나
法界是吾鄕 (법계시오향) 이 세상, 우주법계가 바로 내 고향인 것을
선종(禪宗)에 속한 스님에게 선종과 교종의 통합을 권하는 시다. 의천 자신은 교종을 전하는 입장이라고
하였다. 오언율시로 韻(운)은 양(陽)이다. 첫째연에서 세상 만물이 모두 진리를 깨우치기 위한 수도의 장
이라고 휩싸 안았다. 함련에서는 서로 대립되는 교파에 속하여 자신은 敎를, 현(玄)거사는 禪을 고집하고
있다고 갈등 양상을 대구로 보여준다. 당시 고려 불교계의 실상이다. 경련에서 두 교파가 모두 부처님의
참뜻을 깨우쳐서 통합되면 둘 다 좋지만 현실 사정에 급급하여 서로 대립하면 양쪽이 모두 다친다고 했다.
통합과 대립을 대구로 제시하여 선교(禪敎) 통합의 주지를 드러낸 것이다. 끝련에서 서로 원융하게 뭉쳐서
함께 지향하는 부처의 세계로 나아가자고 했다. 불교적 깨우침은 모두가 이르고자 하는 고향이니 다툴 일이
없다는 말이다.
[출처] 박인량, 의천의 한시|작성자 jaseo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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