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마 스님의 존재여행 |
29. 사랑은 행복의 씨앗 내면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불쾌한 감정 때문 |
이제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우리의 내면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지요? 내면이 시원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화나 불쾌한 감정이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화는 스트레스라는 연료에다 자신이 촉발한 사고(思考)가 지핀 불
내 안의 연약한 아이를 느끼고 아이 상처에 연민심 가져보길
EBS 다큐 프라임에서 ‘분노가 일어나는 진짜 이유’ 1· 2· 3 편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다큐에서는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스트레스 상황에 내가 촉발한 사고가 분노를 일으킨다는 것과 분노발작의 원인이 내면의 아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견해와 분노 조절프로그램으로 학습과 훈련을 통해 분노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임상심리학자이자 분노전문가인 매튜 맥케이는 화는 스트레스라는 연료에 자신이 유발하는 촉발사고가 불을 지핀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화는 상황에 대한 나의 지각과 반응의 표현으로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코비 리더십 센터의 창립자인 스티븐 코비는 ‘인생을 바꾸는 90대 10의 원칙’을 말하면서, 인생을 바꾸는 10%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사건이고, 인생을 바꾸는 90%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10%의 사건들에 대한 나의 반응이라고 말합니다, 10%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지만 90%는 내가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90%의 반응을 온전히 긍정하며 온화하고 여유롭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늘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理由와 生覺, 즉 觸發思考(촉발사고)는 ‘~하면 안 된다는 생각, 각자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 생각, 상대방이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 무엇인가로부터 상처받을 때 상대방의 탓이고 나는 피해자’라는 등의 자신의 見解와 信念입니다. 이같은 가가의 신념과 견해가 상황을 고통스럽게 인식하게 하고, 그 고통 때문에 화를 냅니다. 또한 상황에 대한 통제욕구가 강할 때 자신의 신념과 견해를 고집해 화를 표출합니다.
하지만 화를 표출해도 感情은 그대로 남아 있으며, 화를 표출하는 공격성은 화를 내면 낼수록 더 커집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자극에도 공격적인 행동의 가능성이 커지며 촉발사고(觸發思考)를 계속 하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쉽게 화를 내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즉 분노에 관계되는 신경회로가 강화되어 작은 일에도 신경 네트워크가 먼저 발동되어 감정조절을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와 화에 중독되는 것이죠
화는 보통 공격과 적대감으로 불만을 표시하지만 소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비난 섞인 표정과 한숨 등으로 비꼬거나, 딴청을 부리거나 냉담한 표정으로 말하지 않는 형태의 분노 표현 방식으로 조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데요, 눈 맞춤을 거부하거나, 상대가 원하는 것들을 겉으로는 들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화를 내는 가장 밑바닥에는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깊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화는 어린 시절 친절하고 따뜻한 보살핌을 충분하게 받지 못한 내면 아이의 상처가 왜곡된 신념으로 나타난 것일 수 있습니다. 어린시절 치유되지 않는 상처와 결핍된 사랑은 자신의 내면에 남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전달하는 매개가 됩니다. 내면의 아이 연구가들은 내면의 아이를 돌보는 방법을 모르고 일방적으로 통제하려 하고 명령하려고 할 때마다 분노가 터진다고, 즉 화를 낸다고 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화가 올라올 때 바로 밖으로 표출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면서 내면으로 들어가 마음의 눈으로 화를 느껴보길 권합니다. 어쩌면 내면에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고 보살펴주지 않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을지 모릅니다. 어린 시절 채워지지 않았던 사랑과 보살핌의 욕구에 분노와 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내면의 선택권과 힘이 약한 내면의 아이를 느껴보고 그 아이의 상처에 대한 연민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내면의 아이를 최선을 다해 안아주고 위로하며 귀를 기울여주고 사랑으로 보살펴주세요.
또한 가까운 누군가가 폭발하는 화를 내고 있을 때도 함께 화를 내며 부딪칠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 있는 돌봄과 이해, 사랑을 받지 못한 내면의 어린 아이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고 그 아이에게 친절한 사랑으로 감싸주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404호 / 2017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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