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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통영에 새겨진 '윤이상'이란 이름

장백산-1 2017. 9. 17. 14:52

드디어 통영에 새겨진 '윤이상'이란 이름

통영시, 15일 명칭 변경해 재개장... '선생 탄생 100주년 음악회' 등 행사 다양


17.09.15 17:30l최종 업데이트 17.09.15 17:30l 윤성효(cjnews)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2017년 9월 15일 재개장하면서 기념관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 배윤주


통영에 '윤이상'이라는 이름이 새로 새겨졌다. 경남 통영시가 '도천테마기념관'을 개보수해 15일 다시 문을 열면서 기념관 이름을 '윤이상기념관'으로 바꾸었다. 이념 논쟁 속에 사용할 수 없었던 이름 '윤이상'을 바로 잡은 것이다.

이 기념관은 세계적 음악가 고 윤이상(尹伊桑, Isang Yun, 1917~1995)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윤이상 선생은 경남 통영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통영시는 2010년 3월 도천동에 윤이상 기념관을 지어 문을 열었다. 이후 이념 논쟁에 휘말리면서 선생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고 대신 지명을 딴 이름을 사용했다. 

그동안 '도천테마기념관'은 시민들 사이에서 '윤이상기념관'으로 불리어 왔다. 그런데 이번에 통영시의회(의장 유정철)가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 배윤주 통영시의원이 명칭 변경 내용을 담은 '통영시 도천테마기념관 설치 및 관리 운영 조례 일부개정안'을 냈고, 통영시의회는 지난 2017년 9월 11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켰다.

통영시의회는 "윤이상 선생의 이름을 되찾고자 하는 지역 여론을 적극 수렴하고, 통영이 낳은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을 기념하고자 설치된 기념관이 이번에 제 이름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통영시는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이상기념관'을 새로 개장했다. 15일은 선생 탄생 100주년 이틀 전이다.

기념관에는 선생이 다루었던 악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되어 있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 배윤주


기념관 부속 건물인 '베를린하우스'도 꾸며놓았다. 선생의 베를린 자택을 1/4 크기로 본떠서 조성해 놓았고, 선생이 독일에서 탔던 승용차도 있다.

통영시청 관계자는 "기념관 리모델링과 베를린하우스 조성은 윤이상 선생의 딸인 윤정씨가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작업을 했고, 베를린 자택 모습 그대로 축소해 놓았다"고 말했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해피 버스데이 윤이상'이라는 제목으로 기념음악회가 열린다.

배윤주 의원은 "기념관 명칭이 본래 이름으로 되찾았다"며 "선생 탄생 100주년 행사에 당초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취소되었고, 통영사람들이 모여 재개장한 기념관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통영국제음악당'을 '윤이상음악당'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음악당은 2013년에 문을 열었는데, 이념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명을 따서 붙였다.

통영시청 관계자는 "음악당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외국 음악당의 이름을 살펴보니 지명을 붙인 사례가 많다. 통영이라는 지명도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이는 좀 더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통영 윤이상기념관에 있는 윤이상 선생 흉상.
  통영 윤이상기념관에 있는 윤이상 선생 흉상.
ⓒ 배윤주


서울 성북구에서도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시민음악회'가 열린다. 성북구청과 윤이상평화재단은 17일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에서 "성북동은 1555년 윤이상을 기억한다"는 제목으로 시민음악회를 연다.

윤이상 선생은 1953년부터 1955년 사이, 유럽 유학을 떠나기 전 성북동 128-13번지 한옥에서 살았다. 그 시절 윤이상 선생은 대표작으로 알려진 "현악 4중주 1번"과 "피아노 3중주"를 완성했다.

윤이상 선생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지난 7월 G-20 정상회담 참석차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방문했던 김정숙 여사가 선생의 묘소에 동백나무를 심었던 게 계기가 되었다. 그 동백나무는 통영에서 가져간 것이었다.

윤이상 선생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인 1967년 '동베를린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1969년 풀려났고, 당시 대한민국 정부는 윤이상 선생이 작곡한 음악을 연주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윤이상 선생은 1971년 독일로 귀화했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경남 통영 '도천테마기념관'이 15일 재개장하면서 명칭이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뀌었다.
ⓒ 배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