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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相)이란 무엇인가?

장백산-1 2018. 10. 13. 20:14

상(相)이란 무엇인가?  - - 법상스님


조계종단의 소의경전인 금강경(金剛經)은 상(相)을 타파하는 경전이라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상(相)을 타파하는 것이야말로 불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승찬’에는 “애써 분별(分別)하여 상(相)을 취하지 않으면 잠깐 사이에 저절로 도(道)를 얻는다”

라고 했습니다. 분별상(分別相)만 짓지 않으면 도(道), 깨달음이 저절로 드러나 있다는 말입니다. 


지공화상이 지은 불이송(不二頌)에는 ‘촉목무비정각(觸目無非正覺)’이라고 눈 앞에 보이는 것마다 

바른 깨달음, 도(道) 아님이 없다고 말합니다. 


불법에서는 늘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도(道), 깨달음은 환히 다 드러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분별심(分別心)과 상(相), 즉 분별상(分別相)으로 인해 도(道), 깨달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승찬에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마음으로 상(相)을 취해 그 상(相)을 진실이라 여기면 끝내 견성(見性)

하지 못함을 알라”  이처럼 상(相)을 취하여 그 상(相)에 사로잡혀 집착하고, 그 상(相)을 진짜라고 여기게 

되면 견성성불(見性成佛 근본성품을 보아 깨달음을 이룬다)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불교에서는 상(相), 분별상(分別相), 분별심(分別心)에 대한 법문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작 ‘상(相)’이라 하면 사람들은 대충 이해는 하겠지만, 상(相)이 뭘까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더군요.


쉽게 말해 ‘상(相)’이란 '모양 있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이것 저것 분별 구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상(相)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도 상(相)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도 다 상(相)이고, 코로 맡아지는 냄새도 다 상(相)이고, 혀로 맛보아지는 맛도 다 상(相)이고, 피부로 느껴지는 촉감도 다 상(相)이고, 대상으로 인해 일어나는 마음도 상(相)입니다. 이것과 저것 둘로 나뉘어져 이것 저것을 분별하고 구분해서 알 수 있는 모든 대상이 바로 상(相)입니다.


이 색깔 저 색깔이 서로 분별되고 구분되기 때문에 모든 색(色)도 다 상(相)입니다. 이 소리와 저 소리가 분별 구분되기 때문에 모든 소리가 다 상(相)입니다. 엄마의 목소리와 아빠의 목소리가 구분되니 그 또한 상(相), 분별상(分別相)입니다. 냄새 맡아지는 향기 또한 좋은 향기, 나쁜 향기로 나누어지는 모양이 있기에 모든 냄새 또한 상(相)입니다. 더 나가 사랑, 감사, 평화, 고요 같은 생각의 대상들 또한 형상은 없지만 그것들 또한 생각 속에서 특정한 모양으로 분별 구분되는 대상이기에 이것들도 또한 상(相)입니다.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분별 구분되고, 사랑과 미움이 분별 구분되기 때문에 이 또한 상(相 입니다.


이처럼 상(相)은 둘 이상으로 나누어지는 것들 가운데 구분되는 것, 분별되는 모든 것이기에 분별상

(分別相)이라고도 합니다. 분별심(分別心)은 이거 저거 하고 분별하는 마음, 인식을 하는 것을 말하고, 그렇게 분별되는 대상을 분별상(分別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신심명에서 ‘지도무난 유혐간택 단막증애 통연명백(至道無難 唯嫌揀澤 但幕增愛 洞然明白)’, 

즉 ‘도에 이르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다만 분별하고 가려서 선택하지만 말라 미워하고 좋아하는 분별만 하지 않으면 도(道), 깨달음은 막힘이 없이 통연히 명백하게 드러난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대승찬에서는 ‘일체 모든 것을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분별만 하지 않으면 번뇌망상은 반드시 사라질 것이다’라고 하여, 좋다 싫다 둘로 나누는 분별상(分別想)만 짓지 않으면 도(道), 깨달음이 저절로 드러나 있음을 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엇이든 둘로 나눠서 상(相), 분별상(分別相)을 만들고 그 중에 좋은 것은 취하고, 싫은 것은 버리려는 마음, 바로 이 분별심(分別心) 때문에 모든 번뇌망상과 괴로움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분별심에서 취하고 버리려는 마음, 간택심이 일어납니다. 심지어 세간법을 버리고 불법을 취하려 한다 해도 그것은 불법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 분별심, 간택심, 분별상에 빠져 중도(中道)에서 벗어난 길일 뿐입니다. 

 

불법이란 바로 이렇게 둘로 나누어 분별(分別)되는 상(相)을 만들어 그 상(相)에 빠져 취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전혀 분별이 되지 않는, 둘로 나누어지지 않는 ‘참된 하나’를 올바로 보는 것입니다. 


* 출처 : 목탁소리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