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가고 2019년 새로운 한 해가 밝았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온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매 순간이라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라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늘 있었던 아무 일이 없는 지금 여기라는 이 순간 이 자리만이 영원하게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는 것은 사람들의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만들어낸 분별된 개념, 분별된 관념
속에서의 사람들 간에 약속일 뿐입니다.
사람들의 그런 분별된 개념 속에서의 약속이 있는 이유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있는 이대로의 텅~빈 순간을 아주 오랜 세월 동안에 걸쳐서 생각과 분별, 개념과 판단, 비교와
추구, 인식과 지식 등으로 채워 넣느라 정신을 팔고 살아왔기에,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로
표현되는 텅~빈 바탕자리, 텅~빈 순간에 아무 일 없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는 이런 날만이라도 텅~빈 바탕자리에 꽉 채워진 생각과 분별, 개념과
판단, 비교와 추구, 인식과 지식 등의 분별하고 해석하는 마음, 분별심을 전부 다 비워서 지난
세월과는 다르게 전혀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의미가 아닐런지요?
지나간 날들에 있었던 모든 일, 모든 경험들, 예를 들면 화려했던 것들, 혹은 초라했던 것들,
되돌아 가고 싶은 날들, 생각조차 하기 싫은 날들 등등 지나간 그 모든 날들은 오직 허망한 생각
속에만 있을 뿐인 환상, 허깨비, 그림자 같은 것들입니다.
'깨어있다'는 말은 생각 속에서 생각이라는 꿈에서 깨어나서 '지금 여기'로 돌아오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이렇게 '있는 그대로' 있는, 판단 불가하고, 해석
불가한, 무분별의 생생한 실상,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면서 사는 것의 의미가
'깨어있음' 입니다.
그래서 새해란, 내가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오는 날입니다.
자주 자주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을 생각으로 해석하지 말고, 그냥
그저 날것 그대로의 지금 여기 매 순간을 느끼고 누리고 이 자리에 존재해 보시기 바람니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여기에 그저 있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 그것이 우리의 나날들을
찬란하게 비추어 줄 것입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그 모든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답이 주어진 곳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곳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생겨났을 때, 바로 그 문제 속으로 뛰어들라고 하는 말은, 문제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으니,
지금 여기 이대로의 삶 속으로 뛰어들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면 언제나 해답이 나옵니다. 아니
지금 여기 매 순간이 그대로 문제에 대한 답입니다. 문제가 곧 답인 겁니다.
2019년 1월 1일,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면, 여러분과 저 그리고 일체 모든 존재는 곧바로
함께 한 자리, 텅~빈 바탕자리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환희 웃을 것입니다.
도반님들 그리고 모든 분들이 모두 밝게 깨어나는 한 해 되시길...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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