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만행이 불법이 아니다>
나의 견처(見處)로 보자면, 실제로 여러 가지 도리(道理)가 따로 없다.
(선어록과 마음공부 p249)
뭐 따로 있는 여러 가지 도리가 실제로 없습니다.
도를 쓰고자 하면 곧장 도를 쓰고, 도를 쓰지 않으면 그저 도를 쉴 뿐이다.
(선어록과 마음공부 p249)
중생이 찾아와서 물어보면 법을 설해주면서 법을 쓰고, 배가 고프면 먹는 것으로써 부처를 쓰고 그냥 인연 따라 이렇게 사는 것으로 법, 도, 진리, 부처, 마음을 쓰는 것이고, 쓰지 않을 땐 그냥 쉬면 되는 것이지. 인연 따라 살면 되는 것입니다.
예컨대 여러 곳에서 육도(六道)와 만행(萬行)을 말하면서 육도만행이 불법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육도만행을 장엄문(莊嚴門)이며 불사문(佛事門)이지 불법(佛法, 진리, 도, 부처)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선어록과 마음공부 p249,250)
이 말이 뭐냐면 여러 곳에서 육도만행을 말하면서 육도만행을 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말합니다. 육도라는 게 육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을 비롯한 모든 수행들을 얘기하고요. 만행은 만 가지 실천수행을 얘기합니다. 육도만행은 쉽게 말해서 여러 곳 여러 절에서 염불이 최고다, 간경이 최고다, 독경이 최고다, 금강경이 최고다, 화엄경이 최고다, 법화경이 최고다, 좌선이 최고다, 위빠사나가 최고다, 하면서 이것을 해야 된다 그러면서 이것이 불법이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장엄문(莊嚴門)’, 즉 불교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장엄하게 만드는 방편이다. 장엄한 것처럼 보여야 사람들이 혹 하잖아요. 그런 장엄문(莊嚴門) 일뿐이다. 하나의 광고일 뿐이다, 하나의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라는 말입니다. 하나의 장엄문(莊嚴門) 일뿐이고 하나의 불사문(佛事門)일 뿐이지. 그러니까 불사(佛事)로써 그냥 그렇게 내세운 것일 뿐이지. 즉 하나의 방편문(方便門)일 뿐이라는 소리입니다. 하나의 방편문(方便門) 일뿐이지. 수행방법, 경전들은 진정한 불교인 것은 아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이지 달 자체인 것은 아니다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온갖 육도만행의 수행들 거기에 집착할 것은 아니고 그건 잠깐 쓰긴 하지만 버려야 될 방편들이라는 말이지요.
그대들은 육도(六度)와 만행(萬行)을 고루 닦는다고 하지만, 육도만행을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모두 업을 짓는 일이다. 부처를 구하고 법을 구하는 것은 곧 지옥 갈 업을 짓는 것이고, 보살을 구하는 것 또한 업을 짓는 일이며, 경전과 가르침을 살펴보는 것 역시 업을 짓는 일이다. 부처와 조사는 일 없는 사람(無事人)이다.
(선어록과 마음공부 p250)
이런 얘기를 일반 초심자들한테 할 수가 있겠습니까? 못하지요. 저도 참 이런 법문을 하면서도 걱정스럽습니다. 부처를 구하고 법을 구하는 것이 다 지옥 갈 업을 짓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선사 스님들은 파격적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방편으로 내세우는 장엄문이 있어요. 모든 경전들이 전부 다 장엄문, 그럴싸한 장식품입니다. 그렇지요. 방편을 내세우는 겁니다. 그동안 초기불교 대승불교 경전에서는 방편을 내세웠잖아요.
그런데 선사스님들은 그 방편을 깨뜨리지 않으면 부처가 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방편을 깨뜨리는데 기왕 깨뜨릴 때는 그냥 얄짤없이 완벽하게 깨트려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처는 똥과 같고 똥 막대기와 같다,라고도 말하고, 이렇게 부처를 구하는 것조차 지옥 갈 업을 짓는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방편문 장엄문을 그냥 확 깨뜨려버리는 것이지요. 의도를 가지고 하는 모든 행위는 업을 짓는 일이거든요. 의도를 가지고 뭔가를 했을 때는 그 모든 행위가 업을 짓는 것입니다.
유위법은 유위의 행이 되고 유위행은 하나의 업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식으로 그야말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 열심히 노력을 해가지고 열심히 수행을 해서 부처가 되려는 사람 그게 부처(법, 진리)가 아니라, 부처는 일 없는 사람(無事人)이라는 말이지요. 아무 할 일이 없는 사람. 본래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라는 사실을 자각한 사람이 바로 부처인 것이다. 그래서 뭔가 부처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면 그건 다 유위행이 된다는, 즉 업을 짓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법상 스님- 법문 녹취 by 하이얀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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