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꽃이 먼저 핀다 / 안복수
봄이 오면 키 큰 나무껍질이 열리기 전에
지구의 자궁은 키 작은 꽃부터 탄생시킨다
들판에는 냉이꽃이 피는구나 싶으면
제비꽃 민들레 코딱지나물 주름잎나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투어 핀다
산에는 복수초 노루귀 할미꽃 양지꽃 바람꽃들이
키가 작아도 제각각 제 살 단도리 야무지다
아니다, 키 큰 나무들이 기다려 주는 거다
한 쪽에 비켜 서 있는 거다
나무는 나무끼리
풀은 풀끼리
작은놈은 작은놈끼리
둥글둥글 둥근 세상 빚어내고 있다
둥근 동네에 세 들어 사는 사람나무들
키 작은 이웃들에게
잠시만 기다려 주고
조금만 비켜 서 준다면...
-무진장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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