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이 100% 정말 옳은가?
사람들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은 과거 어느 시점에서의 삶에서 특정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실체가 없는 것들입니다. 만들어진 그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은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만 옳다고 고정지어 놓은 뒤, 그 옳은
자기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에 허망하게 헛되이 집착하고 고집합니다. 그 때문에 나의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과 다른 사람들과 갈등하고, 다투고, 분쟁이 일으키기도 합니다.
각자의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모든 생각에 '이 생각이 100% 옳은 진실인가?' 하고 자문해 보세요.
놀랍게도 100% 옳은 생각은 없습니다. 특정한 상황, 특정한 인연에서만 상대적으로 옳은 생각이
있을 뿐이지요. 연기(緣起)의 이치로 이루어지는 세계는 곧 이와 같은 상대적으로 이루어진 세계입니다.
100% 옳은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로 만들어진 세상이 아니라면, 그것을 고집하거나, 집착
하느라, 너무 과도하게 헛되이 애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즉 내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이
틀렸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그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공간도 생겨나게 됩니다.
사실 절대진실이라고 여기는 것들조차도 100% 진실인 것은 아닙니다. 내가 100% 진실이라고 집착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내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에 집착하면 할수록 바로 그 집착에 스스로
구속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켜 자승자박, 무승자박이라고 하여, 포승줄도 없는데 스스로가
만든 의식이라는 포승줄로 스스로를 묶어놓고는 구속해놓고는 스스로 괴로워 하는 것입니다.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 집착하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에서 완전하게 자유로와 집니다.
생각들, 견해들, 가치관들, 기억들이 100% 진실인지 아닌지 작은 예를 들어 볼까요? 남편이 술마시는
것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는 아내가 있다고 생각해 보죠. 그런 아내는 평생을 남편이 마시는 술로 인해
괴로워할 것입니다. 술을 끊도록 아무리 말을 하고, 화도 내고, 부탁도 해 보고 할 것은 다 해보더라도
남편의 술 마시는 습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그 아내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남편이 술 먹는 것은 안좋다라는 나의 생각은 100% 진실인데 왜 나의
남편은 내 말을 안 따를까'. 이런 생각 내 생각이 100% 옳다는 생각 때문에 남편과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집니다. 내 생각은 100% 완전히 옳고, 남편의 술먹는 행동은 그른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지요.
그러나 '남편이 술을 마시면 나쁘다'는 생각은 100% 진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술을 평생 마시
더라도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더라도,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해
주는 아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는 그 사실 자체가 절대적인 괴로움인 것이 아니라,
사실은 '남편이 술 마시면 안 된다, 나쁘다'는 나의 생각이 나를 괴롭힐 뿐인 것은 아닐까요?
아내의 생각이 100% 진실이 아니라면, 아내도 그 생각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고정관념화 된 그 생각을 내려놓고 나면, 삶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 어제 서울법회에서 많은 분들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먼 길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이신
분들 모습에서 천상의 신들이 있다면 이러하지 않았을까 싶데요. 환한 미소와 웃음꽃 그대로가 극락
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인 그대들 모두를. . .
2019. 9. 21. 서울 원광사 법회 - -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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