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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識)적 괴로움의 소멸

장백산-1 2024. 10. 22. 22:51

인식(識)적 괴로움의 소멸

 

 

식온(識蘊)의 괴로움, 즉 인식(識)적 괴로움은 분별과 인식에서 오는 괴로움이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괴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다른 것과 비교하고 분별해서 차별적으로 인식하면 그러한 차별적인 인식에는 좋은 것 싫은 것이 생기고, 열등과 우월이 생겨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괴로움이 생겨난다.

 

식온은 수온과 상온의 도움을 받아 행온이 만들어낸 세상을 왜곡하고 비됴하고 분별하여 자기 식대로 인식한다. 그런데 수온과 상온, 행온 자체가 고정된 실체가 없고, 왜곡되기 쉬운 데이터이기 때문에 당연히 식온 또한 허망하다.

 

사람들은 눈귀코혀몸뜻으로 마주하는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을 식(識)이 비교하고 분별하여 인식한다. 예를 들면 눈으로 장미꽃을 볼 때 강렬한 아름다움으로 분별하여 인식한다. 빨간 장미꽃에 비해 진달래꽃은 덜 아름답다고 인식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인식은 진실일까? 어떤 사람은 진달래꽃을 장미꽃보다 덜 아름답다고 인식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사람은 강렬한 장미꽃보다 오히려 은은한 진달래꽃을 더욱 아름답게 인식할 수도 있다.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이처럼 사람에 따라 다를 수가 있다. 어떤 분별심이 더 옳거나 틀릴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분별하여 인식하는 것만이 옳다고 집착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인식과 달라 의견 대립이 생겨날 뿐이다.

 

직장에서 상사가 어려운 일을 시킬 때, 어떤 직원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직원은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퇴사를 고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분별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상황도 행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불행의 조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만약에 내가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단순히 나의 분별심으로 인한 것이라면, 우리는 무조건 그 상황에서 절망에 빠져 있을 것이 아니라, 나의 인식과 분별을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