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마음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마음은 쉴 새 없이 활동을 하고 있으니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모든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바쁘게 마음을 쓰고 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텅 비어있어 있다고 말 할 수도 없다.
이처럼 사람들이 쓰고 사는 마음이 텅 비어 있으나 항상 쓰고 있으니 마음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언제나 어디서나 사람들이 쓰고 사는 마음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아함경]
사람들이 항상 언제나 어디서나 쓰고 사는 마음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올바로 알아야 한다. 마음의 실체를 올바로 알아야 올바르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마음의 놀음에 휘둘리지 않고 놀아나지 않을 수 있으며, 나아가 그 본성을 깨달을 수 있다.
이렇게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마음을 내며 늘상 쓰고는 있지만 도대체 마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마음을 쓰는 작용을 마음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쓰여진 마음을 내 마음이라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가. 마음은 항상 변하게 마련이다. 인연을 따라 항상 언제 어디서나 변하는 것이 마음의 실체이다. 선한 마음으로 딱 정해진 바도 없으며, 악한 마음으로 정해진 바도 없다. 인연 따라 마음은 어떤 때는 선했다가 또 어떤 때는 악했다가 실체 없이 반복될 뿐이다.
그러니 마음의 실체는 없다. 그러나 마음의 실체가 없다고 하면 항상 언제나 어디서나 이렇게 쓰고 있는 이 마음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 마음은 다만 인연의 모임일 뿐이다. 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는 것뿐이다. 따라서 인연이 다하면 일으켰던 마음도 멸하므로 인연 따라 잠시 모여진 것을 보고 마음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는 있겠지만 그 실체는 텅 비어 공(空)한 것일 뿐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항상 내고 있는 이 마음을 우리는 ‘나’ ‘내 마음’ 하고 집착하고 있지만 사실은 실체 없이 인연 따라 오고가는 것일 뿐, 인연 따라 오고 가는 그것이 나는 아니다. 마음이 어떤 인연에게 선을 행한다고 스스로 자랑할 것도 없고, 어떤 상황에서 악을 행한다고 좌절하며 괴로워할 것도 없다. 마음은 다만 인연 따라 실체 없이 선도 행하고 악도 행한다. 중요한 사실은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사라지는 그러한 마음이 ‘내 마음’이라고 착각하여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실체가 없는 나에도, 내 마음에도 집착할 바가 없다. 집착만 하지 않으면 자유롭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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