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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 땅에 씨를 뿌리니 도를 볼 것이다 - 마조어록

장백산-1 2025. 2. 9. 16:14

 땅에 씨를 뿌리니 도를 볼 것이다

 

남악 회양 왈 “그대가 심지법문(心地法門)을 배우는 것은 마치 땅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고, 내가 진리의 요지를 설해주는 것은 마치 하늘이 비를 내려주는 것과 같다. 그대는 이미 기연(機緣)이 닿았으므로 꼭 도를 볼 것이다.”

 

마조가 다시 물었다.

“도는 본래 보이는 모양이 없는데, 어찌 제가 도를 볼 수 있습니까?”

“심지법안 (心地法眼 : 마음 바탕에 이미 갖추어진 법을 보는 눈)이 스스로 도를 볼 수 있다”

 

✔ 심지(心地)란 마음땅인데, 마음의 바탕, 근본자리를 말한다. 마음이 일체 만법을 내는 것이 마치 땅이 무수히 많은 초목을 내는 것과 같으므로 이렇게 비유한다. 일체 모든 만법은 곧 이 심지에서 나온다. 이 일체 만법이 나온 자리인, 본바탕, 불성, 자성을 설하는 법문을 심지법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 심지법(선법문)을 공부하는 것은 마치 땅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땅에 씨를 뿌리는 일이다. 스스로 씨를 뿌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열매는 맺을 수 없다. 우리가 발심을 하고, 심지법문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바로 땅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눈 밝은 스승이 진리의 요체를 설법해 주는 것은 마치 하늘이 땅에 비를 내려주는 것과 같으니, 이 두 가지 인연이 서로 맞닿게 되면 꼭 도를 볼 수 있다. 스승은 바르게 발심하고, 바른 법문을 들으며, 스승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에게 꾸준히 이처럼 정진하기만 한다면 꼭 도를 볼 것이라고 응원한다.

 

실제로 이렇게 발심과 법문과 스승이라는 인연만 있다면, 그리고 꾸준히 퇴전하지만 않고 공부한다면 반드시 도를 볼 것이다.

 

마조는 남악 회양에게 ‘도는 본래 보이는 모양이 없는데, 어찌 도를 볼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

도대체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도인데, 어떻게 도를 볼 수 있다고 하는가? 도는육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도를 보는가? 자기 마음 바탕에 본래 구족되어 있는 심지법안(心地法眼)이 스스로 도를 본다. 우리의 마음땅 위에는 도를 볼 수 있는 법의 안목이 갖추어져 있다.

 

쉽게 말하면, 도는 나라는 육신이나, 육안이 보는 것도 아니고, 내 의식이 아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본연 자성이 스스로 자성을 보는 것이다. 불성이 스스로 불성을 보는 것이다. 육안이 보는 것이 아니라 법안이 보는 것이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