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통령 김두관

마지막 연설 (문성근)

장백산-1 2010. 6. 3. 00:25

마지막 연설(문성근)
번호 160028 글쓴이 문짝 조회 4056 등록일 2010-6-2 05:46 누리783 톡톡?/font>0


마지막 연설
(서프라이즈 / 문짝 / 2010-06-02)


그제 강원을 거쳐 어제 경남을 다녔습니다.

지난해 5월23일 이후 저는 경남에 가지 않았습니다. 5월23일 그날 말고는. 49재에는 제가 사회를, 1주기 때는 추도식에서 순서를 하나 맡았기 때문에 갈 수밖에 없었을 때 빼고는 말이죠.

 

2004년 탄핵 후 총선을 앞두고 노짱이 “밥 먹으러 오라” 하셨습니다. “저기….” 잠깐 미안한 듯 멈칫하시더니 “부산하고 경남에 지원 다니라!” 주문하셨습니다. 뺑뺑 돌았습니다. 제가 지원한 후보는 몽땅 떨어졌습니다.

 

김두관 장관이 경남지사에 출마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가지 않았습니다. 핑계는 많았습니다. “서울, 경기지사 선거가 중요해!”

그런데… 그가 밟혀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어제 갔습니다. 몇 번 마이크를 잡았지만, 얘기가 제대로 될 리 없지요.

 

배우는 느껴지는 대로 말하는 훈련을 받은 존재입니다. 말이 막 나갑니다.

“또 떨어뜨리든지 말든지 당신들 맘대로 하세요!”

아~! 물론 금방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대여섯 번 거듭하다 마지막엔 이리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시민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2차대전 이후 독립된 나라 중에서 이만큼 제도적 민주화를 이루었으며,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것은 대한민국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큰 위기가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고 있을 때, 나라 말아먹어 IMF를 불러들였을 때였습니다. 국민들이 장롱 속의 금을 모아 3년 만에 대한민국을 IMF에서 건져 냈습니다.

1998년 개인당 국민소득 7천 불을 국민의 정부는 12,000불로 올려놨습니다. 참여정부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2만 불 넘어 22,000불을 달성하고 임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17,000불로 떨어졌습니다.

 

국가 부채를 2년간 110조나 늘리면서 겨우 지난 분기 4% 성장을 이루면서 ‘회복되고 있다’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선진국’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정치가 지역주의에 발목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진보적인 사람들과 조금 보수적인 사람들로 나뉘어 합리적인 토론을 하고 생산적인 결론을 내며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건만, 지역으로 나뉘어 떼로 몰려다니기 때문입니다.

 

보시죠!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하는 4대강, 어떻게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강행할 수 있습니까? 그건 지들이 무슨 일을 하든 여기 경남분들이 또 ???당을 찍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시를 당하면서 또 ???당을 찍으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은 통일신라 이후 1300년 동안 ‘단일국가’로 살아온 민족입니다. 2차대전이 끝나면서 소련과 미국이 지 마음대로 우리를 조각 냈습니다. 그러나 80년대 말 냉전체제는 무너졌습니다. 소련이 해체됐고 동구라파가 무너졌고 중국이 자본주의화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분단을 강요했던 냉전체제가 무너진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하기 나름, 우리 힘으로 분단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입니다. 마침 인류문명의 중심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바야흐로 동북아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삼면이 바다에 휴전선이 막고 있어 섬나라입니다. 이제 우리가 남북의 철도를 연결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섬나라 일본까지 젖히고 세계의 중심국가, 물류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지난 2년 남북관계를 완전히 절단냈습니다. 우리 스스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느라 다 날려버렸습니다.

 

어떻게 민족사를 이렇게 개차반 칠 만용을 부릴 수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지들이 무슨 짓을 하든 여기 (경남)분들은 또 ???당을 찍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원 시민 여러분, 경남 도민 여러분! 이렇게 능욕당하면서도 또 ???당을 찍으시겠습니까?

 

우리는 지난해 큰 슬픔을 겪었습니다.

퇴임 후, 시골 고향으로 내려온 첫 대통령! 봉하로 찾아뵙고 여쭤봤습니다. “어떻게 봉하로 내려올 생각을 하셨어요?” 한숨을 깊이 내쉬시더니, “나는 고향분들께 오랫동안 ‘배척’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어쩌겠느냐? 고향에 내려와 고향분들과 함께 농사지으면서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호소하는 거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 더 있겠느냐?

정치인 노무현! 지역주의의 벽에 제 머리 찍으며 도전했던 사람입니다. 끝내 온몸이 부서져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기 김두관 후보! 또다시 지역주의 벽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정치인 노무현, 국회의원 2번, 부산시장 1번 떨어졌습니다. 여기 김두관! 국회의원 3번, 경상남도 도지사 2번 떨어졌습니다. 부족합니까? 더 떨어뜨리고 싶으십니까?

 

김두관! 이제 그와 눈을 맞춰 주십시오! 그의 손을 잡아 주십시오! 그를 따뜻하게 안아 주십시오! 더 이상 그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를 배척하지 말아 주십시오!

 

노무현 한 사람도 너무 아프지 않았습니까? 노무현 한 사람도 너무 많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이 내일 김두관을 ?? 하시는 것은 여러분, 경남분들이 먼저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내일 김두관을 ?? 하시는 것은 여러분이 먼저 우리 정치를 바로 잡고 우리 민족사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우직한 사람, 의리를 지키는 사람, 소같이 일하는 사람, 수더분한 얼굴, 사람 좋은 미소, 밀짚모자가 어울리는 사람! 김두관은 어찌 그리 노무현과 닮았나요?

 

사무치게 노무현이 그리울 때면,

“그래! 김두관이 씩씩하게 살고 있잖아!” 이렇게 나 스스로 위로하고 싶습니다. “그래! 한명숙이, 유시민이, 안희정이, 이광재가 살고 있잖아!” 이렇게 다짐하며 살고 싶습니다.

 

문짝(문성근)


[1/18]  댓가  IP 61.255.193.x    작성일 2010년6월2일 11시19분  
댓가를 바라지 않은 당신의 노력, 눈물, 정열!

감동적입니다.
[2/18]  람세스  IP 123.140.233.x    작성일 2010년6월2일 11시23분  
성근형... 고생 많습니다. 미안합니다. 문목사님께도 미안하고 박장로님께도 미안하고.. 우리나라 사람들 형님 가문 덕 너무 많이 보고 삽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그리고 세상은 좋아질 겁니다. 사랑합니다.
[3/18]  산수유  IP 118.32.101.x    작성일 2010년6월2일 11시31분  
가족 8명이서 숙연한 마음으로 투표를 했다. 문짝은 우리나라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인물이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 눈물이 펑펑 흐르고 우리는 애국자가 되어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한명숙, 유시민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주여! 그들의 손을 들어 주소서.
[4/18]  청하  IP 122.42.181.x    작성일 2010년6월2일 12시00분  
아, 감동적인 글입니다. 나도 모르게 눈가에 물기가 돕니다. 경제 개판으로 만들었고 남북관계 거덜낸 세력, 4대강을 공구리로 덮고 세종시를 지 꼴리는 대로 때러 엎으려는 딴나라당. 그래도 딴나랑당이라면 묻지마 식으로 표를 주는 경상도 무늬아들에게 준엄한 경고라고 생각됩니다. 문짱님! 건강하세요.
[5/18]  이미지를 그리며 읽으니  IP 112.186.135.x    작성일 2010년6월2일 12시29분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군요.
선거법상 우리들의 놀이터인 서프도 제대로 활자를 넣지 못하는군요.
이해 합니다. 자 지금 투표안하신 분 투표합시다.
[6/18]  50대  IP 61.77.56.x    작성일 2010년6월2일 12시44분  



우리나라의 진정한 명문가
文씨 일가,,,


[7/18]  견디고 잇습니다  IP 118.36.255.x    작성일 2010년6월2일 12시56분  
형님같은 분이 있기에...
고맙습니다...정말 문씨 가문에 우리는 많은 빚을 지고 있는데..
[8/18]  피터팬  IP 211.105.121.x    작성일 2010년6월2일 12시57분  
문짝님 화이팅!
명짱님도 화이팅!
두분 모습 앞으로는 웃으면서 뵙겠지요!
[9/18]  시민두관 승리  IP 59.8.111.x    작성일 2010년6월2일 13시20분  
ㅉㅉㅉ 문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저녁이면 결과가 나오겠지만
반드시 승리하길 간절히 빕니다
[10/18]  juli477  IP 118.176.34.x    작성일 2010년6월2일 13시53분  
다시감격의눈물이....역시문성근--그대있어힘이난다.불끈..
[11/18]  마르케  IP 221.151.6.x    작성일 2010년6월2일 13시55분  
소름이 돋는 명 연설가.. ^^
문성근님.. 화이팅 !!!!!
[12/18]  존경  IP 119.202.158.x    작성일 2010년6월2일 14시05분  
존경합니다. 언제나

배우로 살고 싶으신 분을 나쁜 권력들이 그냥 놓아 주지 않는군요.

정말 정치 한번 하셨으면.....
[13/18]  늦둥이  IP 110.174.210.x    작성일 2010년6월2일 14시07분  
잘 몰랐었습니다. 문짝님을...
이제서야 노통을 잃고서야 알았습니다.
남편에게서 문짝님의 집안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존경합니다.
오늘 저녁 문짝님은 조국에서 저는 머나먼 이곳에서 축배를....
[14/18]  감자바우  IP 128.240.229.x    작성일 2010년6월2일 14시26분  
우리나라의 진정한 명문가
文씨 일가,,,

문익환
문호근
문성근...
[15/18]  바우굴러유  IP 62.5.186.x    작성일 2010년6월2일 15시49분  
문씨 명문가 이어짐...
문규현(신부)
문정현(신부)
문현옥(수녀)
[16/18]  정진  IP 180.65.131.x    작성일 2010년6월2일 16시03분  
매우 설득력 있는 연설입니다. 문짝은 정말 안목이 있으시네요.
[17/18]  단심  IP 203.128.218.x    작성일 2010년6월2일 17시33분  
이 글 문성근님이 직접 올리신 건가요?
아님 누가 펌한 건가요?

암튼 문성근님 연설은 피를 끓게 만들고
격한 감동을 줍니다.

며칠 전 유시민님 유세에서
문짝님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음...헤헤
[18/18]  아! 문짝 또 울려!!!  IP 218.234.88.x    작성일 2010년6월3일 00시16분  
김두관이 존말로 등신입니다.
그런데 그 등신 곁에는 노무현 같은 인간듦만이
있습니다. 바보 쪼다같이 노무현을 닮아가고 거의 똑같이 가는 등신입니다.
그러나 이 등신 바보가 언젠가 노무현 바보 이상으로 우리 역사에서
큰 일을 한 번 낼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