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경남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김두관 경남지사가 취임식에서 4대강 사업 반대 의지를 재천명한데 이어 종교계에서도 반발하는 등 4대강 사업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 두번째 '4대강 반대' 미사 열려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대규모 생명 평화 미사가 5일 경남 창원시 사파공동성당에서 열렸다.정부의 특정 정책에 반대하며 미사가 열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 구간인 낙동강의 행정적 중심지 창원에서 열린 점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천주교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와 4대강사업저지천주교연대가 주관으로 열린 이날 미사는 지난달 14일 경기도 양수리성당에서 열린 데 이어 두 번째다.'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라는 주제로 열린 미사는 지역 교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마산교구장인 안명옥 주교가 직접 주례와 강론을 맡아 진행됐다.특히, 이날 미사에는 전국 각지의 천주교 신부와 수녀, 신자, 시민사회단체 등 1천여명이 대거 참석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천주교계의 뜨거운 의지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안 주교는 "대규모 4대강 공사가 국민적 합의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며 "개발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국책사업이 신이 주신 자연을 무력화하는 개발로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안 주교는 이어 "오염돼 죽어가는 환경을 살리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노력 정도보다 더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자연이 파괴되면 그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생명도 파괴될 수 밖에 없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 시간 가량 미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사파동성당에서 경남도청까지 2.6Km 구간을 '4대강 사업 중단하라', 'MB정권 심판하자'가 적힌 종이를 들고 뙤약볕 속 도보 행진을 벌였다.
경남도청 앞에 모인 이들은 성명서 낭독을 통해 "단기간의 이익에 눈멀어 수질과 생태계, 사람과 경제, 그 무엇 하나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가 강의 진실을 알아야 하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며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이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주교 마산교구,사대강반대미사
김두관 도지사도 이날 참석자들 앞에 나와 4대강 사업 반대 의지를 재천명했다.김 지사는 "정부가 지방선거 때 나타난 민심을 적극 받아 안아 국민들이 걱정 않도록 해 주길 바랬지만, 정부는 오히려 속도전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환경기초시설을 만들어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예방을 위해 소하천과 지방하천을 정비하며, 생태를 복원하는 사업에는 동의하지만, 대운하의 전단계인 보와 준설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 지사가 마지막으로 "도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 당당히 도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며 마무리 하자, 참석자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 김두관호, '4대강 사업 반대 본격화한다'김두관 도지사는 당선자 시절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4대강 환경특별위원회를 두고 4대강 사업에 대한 행정적, 법적 검토와 함께 현장 답사를 직접 나서는 등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김 지사는 또,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를 해체하더라도 4대강 환경특위만큼은 새로운 행정조직으로 재개편해 4대강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정부에게 제기하겠다고 했다.이에 따라 김 지사가 약속한 행정조직 내 '4대강사업 대책본부(가칭)' 신설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4대강사업 대책본부는 국장 급 상당의 외부 전문가가 영입될 것으로 보이며 행정적, 법률적 검토와 함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경남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검토된 조직은 아니다"며 "행안부와 도의회 협의 절차 등 여러 제약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추후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