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간절히 화두 들어라(2) - 무여 스님

장백산-1 2010. 7. 8. 20:32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간절히 화두 들어라(2)

 

 

 

무여 스님

 

 

 

선사 중에서 최초로 신비한 모습으로 입적한 사람은 선종의 삼조 승찬 대사라고 합니다.

승찬 대사는 수많은 대중이 모인 가운데 법회를 열고는 대중들이 보는 앞에서 큰 나무 밑에서 가서 합장을 하고 그대로 가셨습니다.
당나라 관개지안 선사는 낮에 점심공양을 드시고 시자하고 차 공양을 하면서 옛날 사람들의 임종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스님은 앉아서 가는 것도 얘기할 것이 없고, 서서 가는 것도 신기할 것 없으니, 어떻게 가는 것이 좋겠냐 하더니만 벌떡 일어나서는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세 발자국 일곱 발자국을 걷고는 그대로 서 계셨습니다 시자가 그만 앉으라고 하며 살펴보니 벌써 가셨다는 겁니다.
당나라 운봉 스님은 여러 스님들 하고 과거의 스님들 가신 모습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기는 특별하게 가고 싶다는 겁니다.

어떤 분이 물구나무서서 가는 것이 특별할 것이라 말하자 운봉 스님은 곧바로 일어서서 물구나무를 서고는 곧바로 가셨습니다.

신기한 것은 장삼을 입고 거꾸로 섰는데 장삼 자락이 조금도 내려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였습니다.

사람들 중 한 여승이 시신 앞에 가더니 “이 무슨 꼴입니까. 살아계실 때에도 그렇게 괴각질을 하더니 돌아가셔도 이 모양이냐”며 막 호통을 치면서 슬쩍 건드리니까 힘없이 옆으로 쓰러지더라는 겁니다.
그럴 정도로 생사를 마음대로 했습니다.
이런 죽음 앞에서 슬픔이란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죽음도 미학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임제 스님 당시 늘 요령을 흔들며 다녔던 보화 중자라는 스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요령을 흔들며 옷 한 벌 해달라는 색다른 요구를 대중들에 했습니다.

유명한 스님이고 칭찬이 자자했던 분이라 신도님들이 앞 다투며 옷을 해드렸으나 모두 거절하시는 겁니다.
이 소식을 든 임제 선사가 바로 관을 하나 짜서 보내니“참 좋은 옷을 얻었다”며 춤을 추었습니다.
스님은 곧 동문에서 죽겠다며 동문으로 향했습니다.
동문 앞에 관을 놓고는 주위를 보니 대중들이 너무 많이 모여 있는 겁니다.

스님은 “오늘은 날짜가 안 좋으니 내일 서문에서 죽겠다”며 입적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서문에는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스님은 “날씨가 안 좋다”며 내일 다시 북문에서 죽겠다며 또 연기했습니다.

대중들은 불평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날에는 북문에 나온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스님은 그날도 안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남문에 가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드디어 스님은 손수 관 뚜껑을 열고 들어갔고 그 때 마침 지나가는 사람에게 못을 쳐달라고 부탁하고는 돌아가셨습니다.

그 얘기가 파다하게 퍼지자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누군가 관을 열어 보자며 관을 열었는데 스님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때 공중에서 ‘딸랑딸랑’ 요령 흔드는 소리가 나더라는 겁니다.

모두 그 공중을 쳐다보니 아주 큰 빛이 밝게 비추더니 사라졌다는 겁니다.
옛 선사들은 이처럼 생사문제를 아주 자유자재로 했습니다.
선가에서는 죽음을 옷 갈아입는 것으로 비유합니다.

옷을 입다가 낡아지면 새 옷으로 갈아입듯이 이 몸뚱이도 늙고 병들면 새 몸으로 바꿀 뿐입니다. 그래서 옛 선사들은 “죽음은 오온의 껍데기를 벗어 버리는 것”이라 했고 조선시대 기화스님은 “부스럼 딱지를 없애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기 직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모든 존재하는 것은 무상하다.
지금 내가 건강한 몸이지만 무상하여 변하는 것을 면치 못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속히 생사의 불구덩이해서 벗어나기를 구해라.
이것이 나의 최후의 가르침이다.”

평생을 수행해 온 선승들은 입적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맞이합니다. 여러분도 죽음의 속박에서 벗어나 열반의 기쁨을 꼭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부처라는 것을 확고히 믿고 간절하게 화두를 드십시오.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글쓴이 : 성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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