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관(不淨觀) 무아관(無我觀)(1)
숭산 스님
소승불교의 첫 번째 통찰인 무아관에 이어 두 번째 통찰은 ‘부정관(不淨觀)’이다.
일체가 깨끗하지 않다고 보는 생각이다.
육체 그 자체를 더럽다고 보는 경우도 있고 마음의 욕망을 더럽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더러움이란 무엇인가.
우리 앞에 아름다운 여자가 서 있다고 하자.
아주 유명한 모델이나 배우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그녀는 예쁘게 화장을 하고 멋있는 머리 모양을 갖추고 있으며 아름다운 옷을 입고 비싼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목에는 1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걸려 있다.
하지만 그녀의 몸 안에는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똥’이 들어 있다.
화려한 겉모습만 보면 안에 들어 있는 똥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을지 모른다.
일시적인 외양이나 몸, 화장, 옷, 다이아몬드에 현혹돼 ‘똥’ 생각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욕망과 집착은 우리 삶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갈망하도록 만든다.
매일 샤워를 하던 사람이 하루, 이틀 샤워를 안 한다고 치자.
이런 상태에서 사무실에 들어오면 다른 사람들이 금방 알아챌 것이다.
좋은 냄새가 안 날 터이고 몸에 더러움이 묻어 있을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은 좋지 않은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더러우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몸을 깨끗이 하지 않으면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이야기는 사람 몸이 본래 더럽다는 말이다.
이것은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상태가 그렇다는 의미이다.
바로 이것이 깨끗하지 않다는 의미의 ‘부정(不淨)’이다.
그러나 본래 ‘더러움’도 더러움이 아니다.
깨끗하고 더럽다는 것도 다 우리 ‘생각’이 만들어낸 것이다.
인간은 똥을 싫어한다.
하지만 동물들은 똥을 먹는다.
인간이 싼 똥을 먹는 구더기, 새, 개미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동물들은 서로의 똥을 먹기도 한다.
말은 자기네 똥이 널려 있는 풀 위에 산다.
양은 똥으로 더럽혀진 풀을 먹는다.
그리고 아시아의 몇몇 나라에서는 사람 똥으로 돼지를 키워 아주 비싸게 팔기도 한다.
이런 동물이나 곤충들의 의식에는 인간이 생각하는 똥이 더럽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그것을 좋아하는 의식이 박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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