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흐를 정도로 간절히 화두 들어라(1)
무여 스님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심하는 것이 선의 시작이라 한다면 수행을 잘 해서 깨달음을 얻어 생사를 초탈자재하는 것은 선의 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저 허공에 떠도는 구름이 일었다 흩어지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몸은 지, 수, 화, 풍 사대가 일시적으로 계합해서 만들어진 것일 뿐입니다.
인연으로 생긴 것은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고 맙니다.
그러기에 ‘제행무상 생자필멸’이라 했습니다.
이것이 생멸법입니다.
생멸법을 넘어 초탈자재한 사람이 되려면 수행을 해야 합니다.
삼매경지를 지나 언어도단 신행초멸, 말길이 끊기고 마음작용이 멸하는 그곳에 도달해야 참으로 생사를 초탈할 수 있습니다.
그 자리는 천하 사람의 혓바닥을 끊는 곳이며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체득하면 초탈자재한 대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화두를 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간절함입니다.
그 간절함은 발심에서 나옵니다. 발심은 발보리심의 준말입니다.
보리, 즉 견성성불을 지금 해 마치겠다는 마음을 내어야만 합니다.
‘발심 있는 곳에 화두 있고 화두 있는 곳에 발심 있다’ 했습니다.
즉 발심만 하면 화두는 된다는 겁니다. 옛 선사들은 간절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며칠 굶은 사람이 밥 생각 하듯이, 노파가 집 나간 아들을 생각하듯이 화두를 들라 했습니다.
이렇게 화두를 간절하게 들면 선악의 망상도 떠나게 되고, 해태와 방일도 있을 수 없으며, 무기에도 떨어지지 않고 의단독로가 생깁니다.
그래서 참선인은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화두보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화두 이외에 어떤 것에도 관심과 흥미를 갖지 말고 오직 화두에 전력을 투구해야 합니다.
꿈을 꾸어도 화두참선 꿈을 꾸고, 망상을 피워도 화두 망상을 피워야 합니다.
또한 어떤 극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화두를 먼저 챙겨야 합니다.
가령 물에 빠졌을 때도 보통 사람 같으면 어떻게라도 나오려고 허우적거리겠지만 참선인은 화두가 있느냐 없느냐를 먼저 챙겨야 합니다.
선정도 오매일여의 선정에 들어야 합니다. 오매일여에 이르면 은산철벽이 가로막지만 그것도 뚫어야 합니다.
백척간두서 진일보 하듯이 더욱 지극히 애써서 화두를 들어야 생사를 해탈할 수 있습니다.
생사를 마음대로 하고 뛰어넘는다는 말은 우리 선가에서만 쓸 수 있는 대단한 말입니다.
불교의 이상은 생사 없는 도리를 깨달아 생사의 굴레서 벗어나 대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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